검사 꿈이었던 중3 소년, 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다
검사 꿈이었던 중3 소년, 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다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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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임헌태 군, 추석 연휴 중 사고로 뇌사상태에서 기증 후 하늘나라로...잔잔한 감동 안겨
7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된 중학교 3학년 임헌태 군/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추석 연휴 중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중학교 3학년 임헌태 군이 기증으로 7명의 생명을 살린 소식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지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5일. 중학교 3학년 임헌태 군은 추석 명절을 맞아 가족들과 고향인 경남 밀양에 다녀와 친구들을 만난 후 집이 먼 친구를 바래다주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안타깝게도 부산대학교 병원 사거리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신고를 받고 달려온 119가 심정지 상태인 임 군을 심폐소생술로 소생시켜 바로 응급수술에 들어갔지만 좌측 뇌를 많이 다쳐 시간이 지나면서 상태가 점차 악화되어 뇌사상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임군은 심장, 폐, 간(간분할), 췌장, 신장(좌, 우)을 기증, 7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되었다.

임 군은 부산에서 1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모범생이었다. 리더십도 좋아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좋았다고 한다. 격투기 선수와 사범을 한 아버지의 운동신경을 닮아서 농구, 축구 등 모든 스포츠도 잘하고 좋아했고,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활발한 친구였다.

집에서는 자기 할 일은 알아서 하는 든든하고 여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는 착한 아들이었다. 나중에 검사가 되어 나쁜 사람을 잡고 착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했다. 그래서 공부와 운동 모두 열심히 노력했던 소년이었다.

가족들은 그동안 착하게 살아온 임 군의 마지막 가는 길에도 좋은 일을 하고 갔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증을 결정했다. 

임 군의 안 좋아지는 모습을 지켜보던 가족은 뇌사상태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기증을 생각할 수도 없었다. 건강하고 밝았던 아들의 모습이 생생했기에 이별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점차 몸의 모든 곳이 안 좋아진다는 검사 결과에 기증을 결심 했고, 임 군의 몸 일부라도 어딘가 다른 몸 속에서 살아 숨 쉬어 새로운 꿈을 꾸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임 군의 아버지는 “비록 중학교 3학년, 15살의 나이로 사랑하는 아들을 떠나보내야만 했지만, 다른 누군가를 살리고 그 몸속에서 다시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믿고 살아가겠다”며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못 해준 것이 지금 와서 많이 후회다고 아픔으로 다가오지만, 언제나 너는 나에게 멋지고 자랑스러운 아들이다”고 말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중학생의 어린 나이에 가족과의 이별에 매우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며, 숭고한 생명나눔을 실천해주신 가족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며 “다른 이를 위해 뇌사장기기증과 인체조직기증 모두를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임헌태군이 남에게 선행을 베풀고 가는 사람으로 모두가 기억하길 바란다”는 바램을 전했다.

임 군은 지난 23일 친구들 50여명과 가족들과의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고, 부산 추모공원에 발인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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