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연’의 옛날이야기
‘차화연’의 옛날이야기
  • 김두호
  • 승인 2008.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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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의 별들의 고향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탤런트 차화연이 초로의 48살 나이에 연기를 다시 시작한다고 해서 시선을 모은다. 연기활동을 청산하고 모습을 감춘 때가 21년 전이면 1980년대 중반으로 그녀의 나이 28살 시절이다. 지금은 얼굴이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도 중년을 넘어 섰다. 21일부터 방송될 TV드라마 <애자 언니 민자>로 연기활동을 재개할 차화연의 인물 이야기는 그래서 ‘오래된 만년필을 가진 기자’가 한번쯤 옛날 이야기를 풀어 놓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젊은 탤런트 시절의 차화연은 한마디로 TV드라마의 주연급 연기자 중에서도 탁월한 연기파로 꼽혔다. 예나 지금이나 연기자 가운데 최고의 스타가 되려면 남녀 다 같이 매력적인 미모나 출중한 연기력이 따라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한 사람이 흔치 않지만 그저 보통사람의 외모를 가져도 연기력이 좋으면 주연급으로 정상급 인기를 누릴 수 있다. 월드스타 대열에 들어 선 전도연과 같이 외모보다는 연기로 승부를 본 차화연은 맡은 역할마다 싱싱한 생명력을 보이며 드라마의 시청률을 끌어올렸다.


여전히 주역 연기자로 살아 있는 김미숙과 함께 가장 기대할만한 연기자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81년에 열연한 TV문학관 <삼포 가는 길>이었다. 당시 KBS TV의 중견 탤런트 문오장의 파트너로 출연해 ‘백화’라는 술집여자로 보여준 차화연의 연기는 ‘드라마의 큰 얼굴을’ 예고하며 22살짜리 어린 연기자가 쏘아올린 눈부신 신호탄이었다. 그 무렵 차화연은 이런 말을 남겼다.


“좋은 연기가 뭔지 아직 잘 몰라요. 그러나 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아마추어 정신으로는 인정을 못 받는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더 잘 하려면 누구보다 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눈물이 핑 돌도록 연습을 했어요. 너무 집념을 쏟다가 감정이 매 말라 스튜디오 벽에 머리를 콱 박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어요.”





오기와 욕망으로 가득 찬 어린 연기자의 모습이었지만 그녀의 ‘준비된 연기’는 성장과 발전으로 통했다. 한진희와 김영애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보여준 TV드라마 <해빙>을 끝내고 영화로 불려나가면서 장미희 정윤희 김보연 이미숙 원미경 안소영 정애리 등과 인기를 겨루던 시절도 있었다. 1987년 김수현 작가의 <사랑과 야망>을 끝으로 ‘보수적인 남편의 요청’을 거절 못해 결혼과 함께 활동을 접기까지 <달동네> <신촌 억순이> <형사> 등 많은 작품을 남겼다. 차화연의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중에 백미(白眉)는 한창 인기를 누릴 때 기자가 묻는 말에 불쑥 토해낸 말이다.


“다들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데 사실 전 아직 연기를 잘 모르며 하고 있어요.” 겸손에서 나온 말이라기보다 진실에서 나온 고백일지 모른다. 연기도 일인데 일은 열심히 하는 자세가 요령보다 더 소중하다는 가치를 강조한 표현일 것이다.


차화연의 성공은 ‘장미희와 어머니 최숙희 여사’의 눈물겨운 입지전처럼 그녀의 뒤에는 일찍 남편과 사별하고 3남매(차화연이 2남 1녀 중 둘째)를 억척으로 키운 어머니 겸 매니저 이윤수 여사의 뒷바라지가 컸다. 옛날 기자들이 습관적으로 묻는 ‘취미는?’하고 물으면 차화연은 머뭇거리지 않고 “누워서 책읽기”라고 대답했었다.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1978년 KBS (전 TBC) 탤런트 20기로 이미숙 원미경과 동기로 데뷔했을 때의 본명은 ‘차학경’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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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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