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현장] 이장호 감독의 따끔한 지적 "한국 영화, 철저히 돈의 논리로 영화 제작...다양성 없어져"
[365현장] 이장호 감독의 따끔한 지적 "한국 영화, 철저히 돈의 논리로 영화 제작...다양성 없어져"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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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장미희·안성기·오석근·유인택 등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위해 한자리에 모인 영화인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 상영관에서 진행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진 오른쪽 부터)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공동 위원장 이장호 영화감독과 배우 장미희, 안성기 홍보위원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사진=인터뷰365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한국 영화계 원로 이장호 감독이 17일 "한국 영화들이 철저히 돈의 논리로 제작되고 있다보니 다양성이 없어졌다"며 한국 영화계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감독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 상영관에서 진행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작가 성향이 철저히 배제된 한국 영화들이 계속 나온다. 그리고 폭력적이다. 예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익숙했던 모습들이 한국영화에서 보이기 시작했다"며 "영화의 미래를 볼때 뒷 감당을 할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이 감독은 "한국 관객들의 눈이 높아지고 식상함을 느끼는 날엔 독립 영화 밖에 대안이 없다고 생각된다"며 "지금 굉장히 힘겹게 제작하고 있는 독립 영화인들에게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올해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를 맞아 배우 장미희와 함께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이 위원장은 "한국영화 100주년이 되는 올해, 영화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선배와 젊은 영화인들 사이의 단절을 하루 빨리 메꿔야 한다"며 "또 재벌기업으로 인한 독과점, 제작·배급·투자 문제들도 시정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엔 영화제작자와 감독들이 가까이 밀착되어 영화를 제작하는 환경이었다. 그러나 점점 제작비가 높아지고 대기업들이 투자하면서 새로운 시스템과 기획들이 도입됐고, 기획자들이 앞장서서 영화를 리드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며 "젊은 기획자, 제작자들에게 선택권이 주어지고, 필름에서 디지털로 시스템이 바뀌면서 점점 나이많은 세대들이 소외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 상영관에서 진행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 (사진 오른쪽 부터)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공동 위원장 이장호 영화감독과 배우 장미희, 안성기 홍보위원장/사진=영화진흥위원회 

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 이후 처음으로 조직 구성과 사업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공동 위원장 이장호 영화감독과 배우 장미희를 비롯, 부위원장을 맡은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과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안성기 홍보위원장, '100년 위원회' 위원등이 참석했다. 

올해를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으로 정하게 된 기점은 조선 최초의 영화로 인정받는 '의리적 구토'가 상영된 1919년 10월 27일이다. 

이와 관련해 서곡숙 학술출판분과 소위원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영화 99주년 기념 세미나를 개최해 한국 영화의 기원을 '의리적 구토로'로 보는 게 맞는가에 대해 논의를 했고, 학계의 의견을 모았다"며 "이 영화가 순수 한국 자본으로 제작됐다는 점에서 한국 영화 역사의 기원으로 보는 것에 논란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리적 구토'는 단성사 사장 박승필이 제작하고, 신극좌를 이끌던 김도산이 각본, 감독, 주연을 맡은 우리나라 최초의 연쇄극이다. 간악한 계모가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채고 가문을 욕되게 하려 하자 주인공이 의형제와 응보의 칼을 뽑아든다는 내용이다.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 서울아트시네마 상영관에서 진행된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경과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진 오른쪽 부터)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공동 위원장 이장호 영화감독과 배우 장미희, 안성기 홍보위원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사진=영화진흥위원회

이장호 위원장은 "생존 하신 분중에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없다. 다만 내용은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내용상 친일 색상이 전혀 없다. 계모의 악행을 막는 스토리 속에는 상징적으로 일본 음모에 투쟁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장미희 위원장은 "1919년 3월 1일 자주 독립을 외치면서 일제의 억압에 항거했던 3.1운동이 일어난 그해 10월 27일 한국영화가 태동했다"며 "'의리적 구토' 이후 춘사 나운규 감독의 '아리랑'으로 이어지는 민족 영화를 거쳐 한국 영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항 정신과 자유에 대한 표현, 자유에 대한 탐구는 한국 영화의 심장"이라며 "한국영화의 정식적 지형은 1919년 10월 27일 기점으로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한다. 

오는 10월 26일부터 27일엔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위대한 한국영화 100년'(가제)를 진행할 예정이며, 김수용·강제규·이준익·윤제균 등 100명의 감독이 함께 하는 100인 100편 옴니버스 영상을 제작한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 다큐멘터리도 제작된다. 올해 10월 25일에는 한국영화 100년 기념우표도 발행한다.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을 위해 현재까지 확보된 영화발전기금 예산은 15억 7000만원이다. 

오석근 사업추진위 부위원장(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은 "행사를 진행하긴 부족한 금액"이라며 "사업별로 후원과 협찬을 통해 예산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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