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리뷰] 영화 '악질경찰' 범죄물과 세월호의 불안한 공존
[365리뷰] 영화 '악질경찰' 범죄물과 세월호의 불안한 공존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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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악질경찰' 스틸 컷/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영화 '악질경찰'의 배경은 안산 단원 경찰서다. 영화 속 주인공 조필호(이선균)가 몸담고 있는 경찰서다. 이 한 장면만으로 엿볼 수 있듯 이 영화를 관통하는 핵심 소재는 세월호 참사다. 이런 사전 지식 없이 단순히 범죄오락영화를 보러온 관객이라면 영화 내내 묵직하게 다뤄지는 세월호 스토리에 적잖게 당황할 수 있다. 

영화는 경찰 압수창고를 털던 중 원인 모를 폭발사건으로 누명을 쓴 비리경찰 조필호(이선균)가 거대한 음모의 진실을 쫓은 스토리다. 조필호는 폭발 사건의 핵심 증거를 가진 여고생 미나(전소니)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가 남긴 아픈 기억의 상흔을 소환해낸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여고생, 유가족의 고통, 그리고 세월호 참사로 친구를 잃고 방황하는 미나를 통해 남겨진 자의 아픔을 직설화법으로 담아낸다.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현실이기에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은 무겁고 먹먹하다.  

영화 '악질경찰' 스틸 컷/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는 '범죄물', 그리고 '상업영화'란 미덕을 지키려는 부단한 노력이 엿보인다. 영화 내내 긴장감을 안기는 악역 박태주(박해준)의 열연, 조필호과 박태주의 격투신은 인상깊다.    

그러나 온갖 나쁜 일만 저지르던 부패한 경찰이 세월호 참사로 인생이 얼룩진 한 소녀와 엮이면서 심적 변화를 하게 되고 '개과천선'하는 전개 방식은 개연성이 떨어진다. 스토리 전개나 캐릭터도 새롭지 않다보니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마저 든다. 소녀를 구하기 위해 고군 분투하는 조필호의 모습은 마치 이정범 감독의 전작 '아저씨' 속 원빈 캐릭터가, 또는 비리경찰로 등장해 액션신을 선보였던 이선균의 또 다른 주연작 '끝까지 간다'가 떠올려지기도 한다.

영화 '악질경찰' 스틸 컷/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

영화는 제목부터 포스터, 그리고 홍보물까지 범죄물로 포장 했다. 그러나 이 영화를 한 줄로 요약하자면 '범죄상업영화'란 외피를 두른 세월호 드라마다. 

이정범 감독은 세월호 사태를 다루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소재를 썼는데 상업영화로만 남는건 최악이었다"며 "영화 끝난 후 가슴 속에 뭐가 남았냐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독립영화가 아닌 '오락'을 추구하는 상업 영화란 틀안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뤘다는 점만으로 새로운 시도이자, 도전이다. 그러나 폭력이 난무하는 범죄물과 세월호란 불안한 공존 속에서 이 영화가 어느정도 관객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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