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의 아들에서 30년간 CEO로 살아온 '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별세
농부의 아들에서 30년간 CEO로 살아온 '샐러리맨의 성공신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별세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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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성공신화'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한 후 GE코리아, 인천국제공항 사장 등 30여년간 CEO로 활약
-CJ 최초 전문경영인 부회장...2013년 이재현 CJ 회장 경영 공백 당시 CJ 그룹 버팀목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평범한 샐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입지적인 인물이자 '샐러리맨의 성공신화'로 불린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10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1946년 경북 상주 산골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이 부회장은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상주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 본부장을 거쳐 1989년 삼성GE의료기기의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CEO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 사장을 역임했다. 

이 부회장은 몸담은 조직마다 최고의 성과를 올렸다. 삼성GE의료기기의 대표이사 재직 당시 손실에 빠진 회사를 6년간 연평균 45퍼센트의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삼성GE의료기기의 경이로운 성장을 지켜본 GE의 파울로 프레스코 부회장이 직접 삼성 회장에게 편지를 써서 그를 스카우트했던 일화는 현재까지도 회자된다. 1998년 GE로 적을 옮겨 GE초음파부문 아시아 총괄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시장점유율 6위 기업을 2년 만에 1위로 끌어올렸다.

2008년 인천국제공항 사장 취임한 후엔 2012년 인천공항을 ‘7년 연속 세계 1등’, 공기업 최초의 ‘존경받는 톱 텐(top 10) 기업’ 반열에 올려놓았다.

이 부회장은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영입되며 CJ그룹과 인연을 맺었다. CJ그룹이 외부에서 영입한 전문경영인 부회장은 최초다. 

그해 10월 지주회사 CJ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총수 공백이란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CJ그룹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CJ 그룹 회장의 공백에 따른 부재를 최소화했고, 당시 손경식 CJ 회장과 김철하 CJ제일제당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원회를 꾸려 2017년 이 회장이 특별사면으로 복귀할 때까지 CJ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 부회장은 CJ 그룹의 외형적 성장 뿐 아니라 정도 윤리 경영에 있어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제시하고 내부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그의 소통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은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  

이 부회장은 저서 'Passion-백만불짜리 열정'을 통해  ‘열정’과 ‘겸손’, ‘자기 확신’과 ‘따뜻한 배려’를 성공의 4대 조건으로 꼽기도 했다. 

그는 "꿈의 크기만큼 열정도 커진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꿈을 키워라. 두려움을 떨쳐내는 것, 우선 첫걸음을 떼어놓는 일부터 시작하라. 되풀이되는 일상과 너무나 익숙해진 직장 생활 속에 맥없이 묻히지 말고, 나를 그토록 벅차게 했던 첫 마음을 기억하라. 리더로서의 첫 마음을 떠올리는 순간,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백만 불짜리 열정’이 그대의 가슴을 두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30년간 CEO로 몸담았던 이 부회장은 '무디리포트 올해의 인물'(2011), '제7회 지속가능경영대상시상식 대통령 표창상'(2012), '국제항공컨퍼런스 CAPA 레전드상'(2012)등을 수상했다. 

2018년 3월 건강상의 이유로 정기 주총에서 명예롭게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당시 주총이 끝난 후 그는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이의 세대인 나는 행운아였다.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많은 젊은이가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하길 바란다"고 말해 훈훈함을 안겼다.  

故 이채욱 CJ그룹 부회장 빈소/사진=인터뷰365

11일 고인의 빈소에는 각계각층의 애도의 물길이 이어졌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팡이를 짚고 부축을 받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박근희 부회장, 김홍기 대표, CJ제일제당 신현재 대표, 김춘학 CJ건설 대표, 박근태 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ENM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과 구자열 LS회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홍구 전 국무총리, 어윤대 고려대 전 총장 등이 조문했다. 

이 부회장과 학창시절을 함께한 김두호 인터뷰365 회장 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상임이사는 이날 빈소를 찾아 "고향 친구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눈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떠났다"며 "행운이 많아 실패없는 인생을 살았다며 늘 겸손해했다"며 애도했다. 
 
이 부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헬스케어 재팬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블랙록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4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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