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자전차왕 엄복동' 스포츠영화인가, 항일영화인가
[리뷰] '자전차왕 엄복동' 스포츠영화인가, 항일영화인가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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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nbsp;엄복동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br>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엄복동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인터뷰365 김리선기자]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되었던 실존 인물 ‘엄복동’. 

자전차영웅 ‘엄복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한 줄만으로도 뻔한 스토리와 결말이 예상되는 영화다. 

120억원이 투입됐다지만, 기억에 남을 만한 화려한 볼거리는 없다. CG는 부자연스럽고, 엄복동의 물장수 시절을 담은 장면이나 설정은 요즘 영화답지 않게 촌스럽다.  

그렇다보니 영화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력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영화는 엄복동의 스토리에 항일운동을 전개하는 애국단의 활약상을 덧붙여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항일 독립 운동까지 조명하다보니 이 영화는 스포츠 영화라고 하긴 성격이 '모호'하다. 엄복동과 애국단의 행동대원인 김형신(강소라)과의 로맨스나 1919년 3.1운동의 계기가 엄복동의 경기에서 비롯됐다는 설정은 억지스럽게 다가온다. 

김유성 감독은 "'블록버스터'에 대한 야심, '스포츠영화'의 역동성에 대한 야심이 있었고, 로드무비의 정서를 투영하고 싶었다"며 "여기에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구성이 담긴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모든걸 담아내려 하다보니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반감시켰다.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nbsp;'애국당' 대원역을 맡은 강소라/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br>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에서 '애국단' 대원역을 맡은 강소라/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강소라와 이범수를 비롯, 김희원, 고창석, 이시언, 민효린 등 출연진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그러나 이들이 내는 시너지는 약하다. 엄복동의 절친으로 나오는 이홍대(이시언)과 자전차 선수단의 매니저이자 엄복동에 무한 애정을 드러내는 경자(민효린)는 극 코믹을 담당하며 중간중간 지루해질 수 있는 극에 활력을 불어 넣지만,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코믹적 요소는 오히려 없느니만 못하다.  

그래서일까, 엄복동 역을 맡은 배우 정지훈(비)의 열연은 더욱 빛난다. 물장수이자, 한 가정의 장남인 소시민이 돈을 벌기 위해 자전차 선수가 되어 달려야만 했고, 자신을 응원하는 조선인들을 위해 이겨야만 했던 엄복동의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엄복동이 펼치는 자전거 경주신은 꽤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영화 속 모든 경주 자전차 경기를 직접 소화했다는 정지훈의 진정성이 스크린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3.1절 100주년에 맞춰 대대적인 홍보에 나선 이 영화는 개봉전부터 애국심에 편승한 애국심 마케팅, 일명 '국뽕' 영화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김유성 감독은 "이 영화는 과거의 인물을 소환했지만, 과거에 머물러있지 않고 현재와도 호응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3.1운동의 자발성은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의 자발성까지 이어져 왔다"며 "이참에 이 영화가 관람에 그치지 않고 '국뽕', '신파'는 무엇이고, 왜 지양되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얘깃거리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 

한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제작배급한 첫 영화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영화·연예매니지먼트부문 대표를 맡은 배우 이범수가 제작에 참여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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