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는 다작 시대...'다작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들
충무로는 다작 시대...'다작 배우'를 바라보는 시선들
  • 박상훈 기자
  • 승인 2018.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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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다작 왕 '주지훈' vs 마동석'의 흥행 온도 차이
-내년 다작 왕 노리는 작년 다작 왕 설경구...'흥행 왕'도 가능할까?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인터뷰365 DB
이정재, 정우성, 장동건/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인터뷰365 DB

[인터뷰365 박상훈 기자] 스타급 배우들이 일 년에 한 편, 길게는 수 년에 한 편씩 영화에 출연하던 것과 달리 요즘은 '다작'이 대세다. 신비감을 높이기 위해 노출 빈도를 적게하기 보다는 다작을 통해 대중들과의 접점을 높이고 있는 것. 과거엔 팬들이 농담처럼 '소'처럼 일해달라고 외쳤으나 이젠 배우들 스스로가 "'소'처럼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본격적으로 배우들의 다작 행보가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된 것은 2008년 '추격자'의 성공 이후 대세 배우가 된 하정우가 대표적이다. 그는 개봉하는 영화마다 흥행을 이끌었고 매번 색다른 캐릭터로 연기 변신에 성공해 자타가 공인하는 충무로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황정민, 류승룡 등도 매년 꾸준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며 '다작 왕'으로 이름을 올린 배우들이다. 올해 단연 돋보이는 '다작 스타'는 올해 최다 관객을 동원한 배우 주지훈과 올해 개봉작만 다섯편에 이르는 배우 마동석이다. 

이러한 충무로의 흐름 속에서 다작과는 거리가 멀었던 배우 장동건, 정우성, 이정재 등 톱스타들의 사뭇 달라진 행보도 눈에 띈다. 

이정재는 20대 청춘스타로 활동하던 1990년대를 "다작배우에 대한 영화계와 관객들의 시선 모두 좋지 않았다. 배우가 많은 작품에 출연 하는 것을 안 좋게 보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40대가 된 지금은 모두 입을 모아 부족한 작품 수에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들은 2010년대에 들어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20대 시절보다 더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영화 뿐만 아니라 TV 드라마로도 활동 범위를 넓힌 장동건은 "예전엔 작품 선택의 기준이 높았다. 지금은 긍정적인 부분이 60~70%만 되면 일단 현장에서 부딪혀보고 도전하려 한다"고 다작의 이유를 밝혔다.

영화 '암수살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지훈/사진=박상훈 기자
영화 '암수살인'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주지훈 ⓒ 인터뷰365 DB

◆ 2018 최다 관객 동원 배우 주지훈 vs ‘장르가 마동석’ 배우 마동석

주지훈은 지난해 연말 개봉한 '신과 함께-죄와 벌'을 시작으로 올여름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 '암수 살인' 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관객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배우가 됐다.

2006년 드라마 '궁'으로 데뷔와 동시에 스타가 됐을 때보다 더 뜨거운 받응을 얻고 있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바탕으로 그의 연기에도 호평이 이어졌다. 최근 열린 부일영화상에서는 '공작'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365와의 만남에서 "다작을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우선 작품이 들어와야 하는 거니까. 좋은 작품, 재미있는 작품이 들어온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제안받은 작품들이 놓치고 싶지 않은 작품이었다"고 다작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동네사람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사진=박상훈 기자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동네사람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 마동석 ⓒ 인터뷰365 DB

또 다른 대표적인 다작 배우는 '마블리(마동석+러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등의 수식어로 대중의 호감을 독차지한 배우 마동석이 있다. 그는 캐릭터의 분량을 따지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독보적인 분위기와 연기력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작년 추석 쟁쟁한 경쟁작을 제치고 흥행 승자가 된 '범죄도시'로 더는 명품 조연이 아닌 주연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당당히 입증했다.

올해는 '챔피언'을 시작으로 '신과 함께-인과 연', '원더풀 고스트'로 관객을 만난 그는 11월 '동네사람들', '성난 황소'까지 연이어 두 편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무려 다섯 편의 주연작을 선보인다.

그러나 '신과 함께'를 제외한 두 영화는 혹평과 함께 흥행에 실패했다. '장르가 마동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대체 불가한 배우지만 다작으로 인한 피로감을 지적하는 관객들도 적지 않다.

이런 반응을 스스로 의식한 듯 그는 '동네사람들'의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직접 이미지 소비와 관련된 고민을 진솔하게 털어놨다.

"모든 장르를 다 잘하는 훌륭한 배우들이 있다. 아직 나는 그런 배우는 아닌 것 같다. 내가 가진 장점을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뒤에 다른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

배우 설경구/제공=씨제스
배우 설경구/제공=씨제스

◆ 올해는 조용한 작년 다작 왕 설경구

배우 설경구는 2017년 '루시드 드림'을 시작으로 '불한당', '살인자의 기억법', '1987'까지 무려 네 편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을 만났다. 

흥행은 실패했지만 '불한당'을 통해 다수의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영화 팬덤 '불한당원'을 형성하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작년 영화 시상식장은 설경구의 이름을 외치는 함성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그는 올해 배우 오달수의 미투 사건으로 개봉이 무한 연기된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를 비롯해 '생일', '우상'의 촬영을 마쳤다. 개봉작은 없었지만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였다.

오는 11월 1일에는 '퍼팩트 맨' 촬영을 시작하며, 내년 초에는 '불한당'의 변성현 감독과 '킹메이커'로 다시 만날 예정이다.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새로운 별명답게 지난 13일에는 생애 첫 팬 미팅을 개최해 천여명의 팬들과 만나 개봉작이 없는 아쉬움을 달랬다. 내년 예정대로 영화가 개봉한다면 최소 4편 이상의 주연작을 선보인다.

이 같은 충무로의 다작 열풍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개봉이 연기돼 다작 배우로 꼽히는 경우도 있는데, 요즘은 일 년에 2~3편 정도는 다작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촬영 기간이 3~5개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한 작품 하는 게 너무 신중한 것이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다작 출연으로 인한 '이미지 소비' 우려나 의도치 못한 '겹치기 출연', '동시기 개봉' 등의 부작용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영화의 제작과 홍보를 담당하는 관계자들은 영화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배우보다는 작품"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새로운 작품에서는 또 다른 배우들과 만나 색다른 앙상블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가 잘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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