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올린 '제3회 늘푸른연극제'...연극 외길 걸어온 원로 연극인들의 무대
막 올린 '제3회 늘푸른연극제'...연극 외길 걸어온 원로 연극인들의 무대
  •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 승인 2018.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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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송 '세일즈맨의 죽음', 권성덕 '로물루스 대제', 김영무 '장씨 일가', 강영걸 오영수 '피고지고 피고지고', 전승환 '늙은 자전거' 등 6인 원로 연극인 초대
-올해 3회 맞는 늘푸른연극제, 원로 연극인들의 무대 참여 확대 기여...긍정적 평가
늘푸른연극제 개막식에서 올해 선정된 원로연극인들이 핸드프린팅을 들어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전승환, 김영무, 권성덕, 오영수, 강영걸/사진=정중헌

[인터뷰365 정중헌 기획자문위원] 올해 제3회 늘푸른연극제가 8월 17일 막을 올렸다.

연극계 원로들의 원숙한 무대를 만날 수 있는 늘푸른연극제의 개막식이 이번에는 대학로예술극장 씨어터 카페에서 열렸다.

한국연극협회(이사장 정대경) 주관으로 올해 초청된 원로 연극인은 모두 6명. 배우 전무송·권성덕·오영수, 연출가 강영걸, 극작가 김영무, 그리고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전승환 등이다.

이들은 반세기 안팎을 무대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살아온 연극인들이다. 연극이라는 영토에 젊어서 뿌리를 내려 중장년 시기에 꽃을 피우고 이제 열매를 맺은 베테랑들이다.

서이숙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에는 오현경·노경식·이호재·서연호·김도훈·정진수·양정현·박정기·전세권·박정자·윤석화·손진책·정동환·권병길·박웅·이승옥·장미자·허성윤·이승호 등 많은 연극인들이 참석했다.

병마를 딛고 일어선 권성덕 배우는 "어제 400마디가 넘는 '로물루스 대제'의 로물루스 대사를 외워 책을 놓았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인사 말미에 "이게 마지막 공연이 될지 모른다"고 해 장내를 숙연케 했다.

배우 오영수는 아흔 살에도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호기 있게 말했다. 전무송 배우는 공연으로 참석을 못했다.

개막식은 여섯 명의 핸드프린팅 행사로 막을 내렸다.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8월 17~2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의 윌리 로먼 역으로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전무송은 서울연극학교 출신으로 드라마센터의 '생일파티', '하멸태자', '태'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로 인기를 끌었고, 국립극단 배우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주인공 윌리 로먼 역은 1984년 극단 성좌에서 처음 맡은 후 이번이 일곱 번째다.

특히 이번 무대는 연극배우 사위 김진만이 연출을 맡고 연극배우 아들 전진우가 비프 역을, 딸 전현아가 프로듀서를 맡아 가족 앙상블을 이루고 있다.

부산의 전승환 연출은 이만희 작가의 가족극 '늙은 자전거'(8월 18~24일 부산시민회관 대극장)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그려낸다.

국립극단의 명배우로 불린 권성덕은 1970년 극단 광장의 공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뒤렌마트의 '로물루스 대제'(8월 24일~9월 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로 건재를 과시한다.

국립극단배우로 '수전노', '베니스의 상인', '파우스트', '옛날 옛적에 훠어이 훠어이', '뇌우' 등에서 멋진 연기를 펼쳤다. 최근 무대가 뜸했던 권성덕의 이번 무대에는 이승옥, 이인철, 이호성 등이 출연한다.

극작가 김영무는 신작 '장씨 일가'(8월 24일~9월 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를 무대에 올린다. '우리 사회의 진정한 비극의 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극화한 이 작품에는 정욱 양재성 등이 출연한다.

이 시대 걸출한 연출가 강영걸과 연기파 배우 오영수가 한 무대에서 만나는 작품은 이만희 작가의 대표작 중 하나인 '피고지고 피고지고'(9월 7~16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다. 국립극단에서 초연된 후 해외 공연까지 했던 화제작으로 원년 멤버 오영수와 김재건이 다시 만났다.

'원로연극제'라는 타이틀을 붙인 2016년에는 연출가 김정옥 오태석, 극작가 하유상과 천승세가 선정됐다. 김정옥은 '그 여자, 억척어멈', 오태석은 '태', 하유상은 '딸들의 연인', 천승세는 '신궁'을 무대에 올렸다.

2017년 '늘푸른연극제'로 제목을 바꿔 극작가 노경식, 연출가 김도훈, 배우 오현경과 이호재 등 4인이 선정됐다. 노경식은 '반민특위', 김도훈은 '유리동물원', 오현경은 '봄날', 이호재는 '언덕을 넘어서 가자'를 공연했다.

늘푸른연극제는 평생 연극 외길을 걸어온 원로들을 초대해 그들의 대표작이나 신작을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연극제가 있기 전까지 원로들은 어렵사리 무대에 서고도 민간 극단의 열악한 재정으로 출연료조차 받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또한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연출 또는 출연할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올해까지 세 차례 시행 결과 대상자 선정 기준이나 작품 완성도 등에서 개선할 점도 드러났으나 긍정 효과가 더 컸다.

무엇보다 선정된 원로들에게 격려금 성격의 지원을 함으로써 일부이기는 하지만 원로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또한 대학로 일반 연극보다 제작비 지원이 높아 배우들은 물론 무대미술, 의상, 조명 등 스태프들의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성과로 꼽을만하다.

그러나 제작비를 지원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예년과 달리 연극제의 막이 오른 후에도 예산을 집행하지 않고 있어 첫날 개막작 뒷풀이 자리에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한국연극협회가 이전 지원 사업의 정산을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이지만 석연치 않은 그 무엇이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들도 오갔다.

6개 작품을 만든 극단 관계자들과 원로 연극인들은 8월 20일 대학로에서 모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담당자로부터 예산 미집행 사유를 듣고 향후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정중헌

인터뷰 365 기획자문위원. 조선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한국방송비평회」회장과 「한국영화평론가협회」회장,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을 지냈다. 현재 한국생활연극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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