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비밥바룰라' 임현식 "노인영화 가능성 엿봐...'한류열풍' 가냘픈 소망"
[인터뷰②] '비밥바룰라' 임현식 "노인영화 가능성 엿봐...'한류열풍' 가냘픈 소망"
  • 김리선 기자
  • 승인 2018.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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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밥바룰라'의 주역, 평균나이 77세 '할배 4인방' 신구·윤덕용·박인환·임현식
(앞줄왼쪽부터)신구, 박인환, (뒷줄왼쪽부터)임현식, 윤덕용/사진=영화사 김치

☞ [인터뷰①] 후회없이 걸어온 '50년 연기외길' 노배우 4인방 이어서

[인터뷰365 김리선 기자] 평균나이 77세. 배우 신구, 윤덕용, 박인환, 임현식까지 '할배 4인방'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비밥바룰라'는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네 아버지들이 마음 속에 담아둔 각자의 한가지 소망을 실현하기 위해 나서는 스토리다. 

'할배 4인방'의 정신적 리더 영환(박인환), 아내만을 사랑하며 평생 살아온 순호(신구), 모태 솔로 현식(임현식), 그리고 잠시 친구들의 곁을 떠났던 덕기(윤덕용)까지, 평생지기 네 친구들의 이야기는 비록 화려하진 않지만, 잔잔하고 따스함이 넘친다.

영화 개봉에 앞서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들은 연기에 대해선 사뭇 진지한 분위기를 이어가다가도주량 얘기가 나오자 웃음꽃을 피웠다.

평소 주당으로 잘 알려진 배우 신구, 박인환, 임현식은 영화 '비밥바룰라' 촬영이 끝난 후에는 늘 시장 통닭집에서 시원한 맥주를 마신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웃었다.

◆임현식 "'비밥바룰라 시리즈물 기대...실버영화 한류열풍 가냘픈 소망"

-영화에 출연한 소감이 궁금합니다.

임현식= 처음으로 할아버지 네 명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를 찍으면서 (노인영화에 대한) 가능성을 엄청나게 보여줬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가 2편, 3편 시리즈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과거를 회상해서 20년전의 스토리로 가도 별 문제 없지 않을까 싶어요.

신구= 20년전이면 분장사가 좀 애를 먹을껄?(웃음) 

박인환= 요즘 주변을 보면 70~80대 분들이 흔하쟎아요. 여유도 있고 시간도 많고. 이런 노인분들이 가족들과 손자랑도 볼 수 있는 영화도 있을 법 하지 않을까 싶어요. 우리들의 이야기고,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따뜻한 영화가 좋습니다. 현실은 어렵고, 어두운 일들도 많이 발생하지만, 이 세상엔 아름다운 일도 많고 착하고 진실된 얘기가 많쟎아요. 이런 내용을 담은 작품들이 많이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우리사회는 괜찮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그런 작품들이 영화 뿐 아니라 티비에서도 많이 나왔으면 해요.  

-4명의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때는 어떠셨는지요. 

신구= 노인네들끼리, 아니 나이든 동년배들끼리 만나니 좋더라고요. 

(신구는 다른 배우들을 향해 "'노인네'라고 말해서 미안하다"고 웃으며 '나이든 동년배'로 고쳐 말했다.)

임현식= 형님이 7살인가 더 많으시쟎아요.(웃음) 우리도 70세가 다 넘었고, 내일 모레면 70세 절반이 넘어요. 신구 선배님은 80대지만, 70대 초반으로 밖에 안보이시쟎아요. 여전히 활발히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우리도 앞으로 형님 나이대를 바라보며 희망을 가져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신구= 건강이 제일인 것 같아요. 꼭 우리 같은 직업이 아니더라도 해당되는 말이죠. 특히 우리는 누가 대신해줄 수가 없쟎아요. 현장에 반드시 있어야하니까 건강을 잘 챙겨야 합니다. 

-영화 '비밥바룰라'는 노배우들이 추축이 된 영화입니다. 국내에서 노인 영화는 드물었는데요.

임현식= 이 영화가 중국, 그리고 일본에도 건너가 붐을 일으킬 지 누가 알겠어요. "노인영화는 역시 한류가 최고야" 이런 반응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웃음) 우리들의 가냘픈 마음입니다. 만약 다시 한번 노인 영화를 찍게 된다면 제대로 해봤으면 좋겠어요. 요즘 다른 인기 영화들처럼 우리한테도 권총과 도끼를 쥐어달라고 해볼까? 하하.

영화 '비밥바룰라' 스틸 컷

◆ "영화 촬영 끝나면 매일 시장 통닭집서 술한잔 했던 기억"

-함께 촬영하면서 기억에 가장 남았던 일이 있다면요.

신구= 한창 더울때여서 촬영 끝나고 시장 통닭집에서 함께 술 한잔했던 기억이 많이 나죠.

임현식= 안마시자고 하면 섭섭했을 정도였으니까요. 통닭집에서 생맥주 한두잔씩 했는데, 그곳 분들도 오셔서 7~8명이 함께 떠들썩하게 어울려서 마셨어요.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주신'은요. 

박인환=실제 마시고 촬영하지는 않았어요. 못마시게 하더라고요. 하하. 술이야 몇 십년을 먹었으니 연기가 아니라 생활이었던 거죠.

영화 '비밥바룰라' 스틸 컷
영화 '비밥바룰라' 스틸 컷

-각자 주량이 궁금합니다.

박인환= 전 좀 마시죠. 집에서 '소맥'을 주로 먹는데, 컨디션이 좋으면 소주 한병에 맥주 두 캔 정도까지도 마실때가 있습니다. 소주만 마실 때는 한 병이면 적당하고. 사실 기분이나 분위기, 누구와 함께 마시느냐에 따라 한 병 마실걸 두 세병도 먹고 그래요. 요즘 막걸리도 많이 마시는 것 같고요. 과거 연극할 때도 돈은 안들어와도 공연이 끝난 후엔 이상하게도 술자리는 꼭 생기더라고요. 

임현식=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지는 않아요. 좋은 사람들끼리 모여야 마시죠. 주량은 소주 1명과 맥주 2병 정도가 딱 좋아요.

신구= 때와 장소에 따라 주량은 다르긴 한데, 소주 한병이 좋더라고요. 저야 거의 매일 마시니까.(웃음) 집에서도 혼자 많이 마십니다. 친구를 불러도 운전해야 한다는 등 여러 이유로 잘 안 나와요. 이 나이 되면 함께 모여서 술 먹기가 어려워요. 고생할 필요 없이 집에서 마십니다. 

(이를 듣고 있던 배우 임현식은 "왜 집에서 외롭게 마시고 그러시냐"고 타박(?)을 주자, 배우 신구는 "집에서 뭐가 외롭냐, '혼술'이 얼마나 많은데. 너도 요즘 친구들이 술 마시자고 하면 나와?"라고 되물었다. 질문이 끝나기 무섭게 배우 임현식은 "안나와요"라고 단번에 수긍해 주변을 폭소케 했다. 인터뷰 중간 중간 배우 임현식은 재치있는 답변을 던지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박인환= 나도 신구선배님 말에 공감해요. 어쩌다 만나서 의기투합하면 모를까, 친구들이 안나와요. 혼술은 부담없고 편해요. 

◆윤덕용 "건강에 가장 좋은 것은 욕심버리고 마음 내려놓는 것"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임현식= 시골에 살고 있어서 아파트에 사는 사람보다는 조금 더 걷습니다. 몸을 좀 움직여야하지 않을까 싶으면 체조라도 하고요. 가끔 친구들하고 둘레길도 걷고.

윤덕용= 걷기 운동을 해요. 그러나 무엇보다 마음을 내려놓는게 건강관리에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는 나보다 누가 더 좋은 배역을 맡게되면 시기와 질투가 있었는데, 마음을 내려놓고 욕심을 버리니까 그게 제일 건강에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건강한 것 같기도 하고요. 

신구= 전 부모니께 고맙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건강은 타고났어요. 주변 환경에 맞춰 꾸준히 운동도 하죠. 테니스 코트가 집 앞에 있다면 테니스도 하고, 주변 양재천을 걷기도 합니다. 환경이 안되면 실내 체육관에서 운동도 하고요. 

박인환= 개인적으로 생활이 단조롭습니다. 일주일에 2-3일 테니스를 치고 아니면 운동장을 좀 걷고. 그러면서 술은 열심히 마시죠. 하하.

영화 '비밥바룰라' 스틸 컷
영화 '비밥바룰라' 스틸 컷

-이번 영화에서 각자 맡은 캐릭터에 자신의 모습들이 많이 반영됐는지요.

박인환= 평소 모습이 반영된 것 같아요. 작품 속 캐릭터가 어느정도 나와 있었지만, 연기자 각자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요. 제가 옆에서 봤을때 현식 씨는 재미있고 늘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에요. 또 같은 대사라도 맛깔나게 소화를 해내거든요. 신구 선배님은 진중한 모습이시고. 사실 내 성격은 작품에서 처럼 선동하거나 앞장서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내성적이고 말주변도 없죠. 평상시 모습과는 좀 다른 성향이에요.

(이성재 감독에 따르면 '비밥바룰라' 시나리오는 이들 네 명의 배우들을 미리 염두해 놓고 쓰여졌다. 네 배우들의 캐스팅이 된 상태에서 시나리오 수정 작업이 진행되었기에 자연스러운 네 명의 캐릭터가 완성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임현식= 영화 관계자가 그러더라고요. 혹시나 100만명 정도의 관객이 든다면 앞으로 노인영화가 많이 나올 것 같다고. 잘 나가는 영화들은 금방 100만명을 돌파하지만, 우리에겐 100만이란 숫자는 엄청나요. 그래도 100만은 우리들의 바람입니다.

김리선 기자
김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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