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쇼팽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제야 쇼팽이 편해지고 이해된다”
[인터뷰] 쇼팽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제야 쇼팽이 편해지고 이해된다”
  • 유이청
  • 승인 2016.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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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스튜디오 녹음 앨범 발매

 

첫 스튜디오 녹음 발매에 맞춰 한국에 온 피아니스트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인터뷰365 유이청】2015년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조성진(22)이 한국에 왔다.
조성진은 지난해 10월21일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7회 국제 쇼팽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27년 시작된 이 콩쿠르는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 3대 음악 콩쿠르로 꼽힌다.
이번에 조성진이 한국에 온 것은 첫 스튜디오 정규 앨범 ‘쇼팽:피아노 협주곡 1번·발라드’를 내놓고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이번 첫 정규 앨범은 세계적인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마폰(DB)를 통해 진행됐으며, 이로써 조성진은 역대 쇼팽 콩투르 우승자 마우리치오 폴리니, 마르타 아르헤리치, 크리스티안 짐머만의 계보를 잇는 거장으로서 첫발을 내딛게 됐다.
16일 서울 혜화동 소재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조성진은 작은 체구의 앴된 얼굴로 등장해 카메라 플래시를 받았다. 다음은 조성진과의 일문일답이다.

 

이번 앨범은 언제 어디서 녹음했나
쇼팽 피아노 협주곡은 지난 6월 영국 런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발라드 전곡은 지난 9월 독일 함부르크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했다. 애비로드 스튜디오는 비틀스, 카랴얀 등 유명 음악인이 녹음했던 곳으로, 그들의 사진이 걸려 있어 신기했다.

 

녹음은 콘서트와 다를 텐데, 어떤 기분이었나
혼자 피아노를 치려니 외롭고 고립된 느낌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협주곡 레코딩보다 솔로 녹음이 더 마음에 들었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쇼팽을 얼마나 연주했나.
50번 넘게 한 것 같다.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고 늘 초심으로 치고자 했다. 쇼팽 발라드는 어릴 때부터 연습했지만 어렵게 느껴졌던 곡이다. 크리스티앙 짐머만의 연주에 빠져 있었다. 이번에 해볼 수 있을 만큼 다 해봤지만 아직 결과는 모르겠다. 하지만 큰 산을 넘은 기분이다.

 

짐머만과는 어떤 사이인가
쇼팽 콩쿠르 결선 때 내가 참가번호 1번이었다. 연주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오니 짐머만이 보낸 이메일이 와 있었다. 결과도 나오기 전인데, 내 연주에 감동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우승 후에도 메일로 축하해줬다. 일본 연주회 때 온다는 소식에 긴장했는데, 연주회 끝나고 함께 식사를 했다. 올해 1월에도 만났고 지금도 연락하는 사이다.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은
살아온 중 가장 빨리 지나간 한 해였다. 유명세를 탄다거나 일상이 달라진 점은 없다. 달라졌다면 이메일이 많이 오는 정도? 내가 원하는 연주를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쇼팽 콩쿠르 직후는 음반사나 매니지먼트사 고르느라 좀 힘들었다. 보내온 계약서가 30쪽이 넘었다. 변호사에게 맡겼는데, 내 인생에서 변호사를 만난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웃음) 일본에서 짐머만을 만났을 때 자문을 구했더니, 네 직관을 믿어라, 라고 했다.

 

쇼팽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곡가 중 한 명이다. 콩쿠르 전에도 좋아했고 내게 좋은 기회를 줬다. 앞으로도 많이 연주하고 공부하고 싶다.

 

계속 쇼팽을 연주하고 있는데, 다른 작곡가 곡을 연주할 계획은
내년부터는 쇼팽 곡을 줄이고 라흐마니노프나 베토벤, 드뷔시 곡을 레퍼토리에 넣을 계획이다. 1부는 다른 작곡가, 2부는 쇼팽으로 레퍼토리를 짤 생각이다.

 

앨범 녹음 때 피아노는 어떤 것으로 골랐나
스튜디오 녹음 한 달 전 영국 매장에서 스타인웨이를 골랐고 함부르크는 스타인웨이 본고장이어서 더 기분좋게 골랐다. 피아노 협주곡은 밝은 음색, 발라드는 따뜻한 음색의 피아노를 골랐다.

 

녹음할 때 지휘자와의 교감은 잘 이뤄졌나
올 2월 파리 공연에서 지아난드레아 노세다(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를 처음 만났다. 레퀴엠을 연주했는데 내가 들은 레퀴엠 중 가장 좋았다. 같이 협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이 이뤄졌다. 오페라를 잘 하는 지휘자인데 쇼팽도 모차르트 오페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다. 내가 정말 편하게 연주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노래하듯 마음껏 연주할 수 있었다.

 

 

앨범 녹음 현장의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콩쿠르나 앨범 녹음 등을 통해 자신이 성장한 점이 있다면

같은 곡을 여러 번 연주하면 지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늘 새롭고 재미있는 것을 발견해내고 내가 느는 것을 알게 된다. 쇼팽도 50번 연주하니 이제야 조금씩 곡이 편해지고 이해가 된다. 적어도 50번은 연주해야 곡을 이해한다는 생각이다.
내 생애 첫 스튜디오 녹음이라서 약간 긴장했지만 콘서트와 다른 매력이 있었다. 발라드는 3일 동안 매일 15시간 넘게 연주했다. 마지막날 처음부터 끝까지 연주했는데, 앨범에는 이날 것이 실렸다. 다 끝났다고 긴장을 풀고 하니까 연주가 더 자유로웠다.

 

연주 등에 대한 압박감이 들 때 마인드 컨트롤은 어떻게 하나
내가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지 않는 성격이다. 긍정적이다. 그래서 많이 힘들지 않다.

 

이십대 청춘으로서 하고 싶은 일이 있나
남들은 다 대학생활 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부럽지 않느냐는 질문 받아본 적 있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 대부분은 음악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음악가의 삶이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진다. 청춘이라서 하고 싶은 일은 딱히 없고 지금 하는 일이 좋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파리에서 지내는 데 평소 일상은 어떤가
연주자의 일상은 굉장히 심플하다. 연주회가 없을 때는 매일 3-4시간 연습한다. 파리 아파트에서는 저녁에 연습을 할 수 없어 약속이 없는 날은 인터넷 영화를 보든가 산책을 한다. 쇼팽 콩쿠르 이후에 한동안은 거의 매일 저녁 친구들과 약속이 있었다.

 

클래식 말고 좋아하는 다른 음악은
클래식 주로 듣지만 그룹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를 좋아한다.

 

 

기자간담회 후 쇼팽 곡을 연주하는 조성진. 사진=유니버설뮤직

 

 

어릴 때부터 연주를 했는데, 부모님은 어떠셨나
부모님은 날 압박한 적이 없다. 엄마는 내가 피아노를 끝까지 할 거라고 생각 못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콩쿠르 나가는 거 힘들면 언제든지 그만두라고 하셨다.

 

본인이 앞으로 할 연주 또는 해야만 하는 연주가 있다면
2017년에는 미국 유럽 등에서 약 80회의 연주가 예정돼 있다. 프랑스에 있는 매니저가 결정에 많은 도움을 준다. 어릴 때부터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 메인 홀이 아닌 작은 홀이라도. 그런데 메인 홀에서 연주회 요청을 받아 너무 놀랐다. 점점 욕심이 생겨 베를린필이나 비엔나필 등과 협연을 꿈꾸고 있다.

 

한국에서 세계적인 클래식 음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내가 어렸을 때도 한국이 클래식 공부를 하기에 안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해외 유학을 다녀온 교수들에게 배울 수 있었고 외국 연주자들도 한국에 와서 마스터 클래스를 했다. 나도 어렸을 때 마스터클래스 등 많은 혜택을 받은 것 같다. (조성진은 국내에서 박숙련, 신수정 교수를 사사했다)

 

한국에서의 연주회 계획은
내년 1월 3-4일 연주회를 갖고 5월 초 통영에서 리사이틀 계획이 있다. 2017년 한국 스케줄은 이것이 전부일 것이다. 2018년에는 전국 투어를 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머무는 동안 어떻게 지냈고 언제 출국하나
가족과 함께 지냈다. 23일 불가리아에서 리사이틀이 있어 곧 출국한다.

 

기자회견이 끝난 후 조성진은 피아노 앞에 앉아 발라드와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15분 정도의 시간이었지만 그의 연주는 격정적이면서도 진중했고 빨려들어갈 듯한 몰입감을 줬다. 마치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20대 때 연주를 보는 듯했다.


한편 조성진의 이번 앨범에는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과 쇼팽의 발라드 전곡인 네 개의 발라드가 실려 있다. 국내에서만 발매되는 디럭스 버전에는 쇼팽 콩쿠르 우승곡인 쇼팽의 녹턴 20번이 보너스 트랙으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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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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