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라는 정치인에 대한 유감
손학규라는 정치인에 대한 유감
  • 김두호
  • 승인 2014.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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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전남 강진 토굴에 칩거 중인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 사진=YTN 캡처

【인터뷰365 김두호】필자는 영화평론가의 한사람이다. 과거 신문기자 시절에 주로 영화를 비롯한 대중문화 보도 분야에서 일해 정치나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관심을 깊이 가져볼 기회가 적었다. 관심을 가질 기회가 적었다기보다 평소 정치인을 좋아하지 않아 그쪽에 호감이나 흥미를 느낄 일도 없었다. 다만 많은 정치인 가운데 몇몇 정치인, 그 중 손학규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평소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아마도 그에 대한 좋은 느낌은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인품과 처신에 문제가 있었다거나 나쁜 이미지의 글을 읽은 적이 없었던 탓일 수도 있다.


그래서 필자는 개인적으로 아무른 인연이 없는, 한 번도 얼굴을 가까이서 본 적이 없는 손학규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뉴스 매체를 통해 대다수가 알고 있음직한 매우 피상적인 이력사항만 기억하고 있을 뿐이다. 예를 들어 그가 젊은 시절에 민주화운동을 한 경력이 있다는 것, 여당 국회의원을 하다가 뜻을 세우지 못하고 야당으로 이적한 일, 경기도지사도 하고 야당 대표도 하고 대통령 후보를 뽑는 정당 경선에 모습을 드러낸 인물 정도라는 것쯤이 떠오른다. 그에 대해서는 또 과거 대학교수였다는 선입견 탓인지 투사형 정치꾼보다 학자풍의 부드러운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지난번 수도권 지역 국회의원 보선에서 무명의 젊은 정치인에게 패한 뒤 정치판을 완전히 떠나겠다고 은퇴를 발표했을 때, 필자는 한숨에 실망의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긴 세월을 음모와 저질의 술수가 춤추는 살벌한 정치판 파도에 부대끼며 힘들게 몇 손가락 안의 거물로 성장한 사람이 지역선거 낙선에 좌절하고 하루아침에 정치지도자의 길을 포기한 허약한 모습이 실망스러웠다.


은퇴란 말을 저렇게 가볍게 내밀 수 있다는 데 허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소신과 처신이 올바르고 나쁜 짓 하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인으로 등장하고 정치무대의 주역으로 남아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를 집어치우고 사라진 그가 지금 토굴로 일컫는 산골 빈집에 들어가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다니 처량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제대로 뜻을 세워보지 못하고 물러난 정치인이 무슨 이야기가 많고 할 말이 있다고 감히 회고록을 쓰고 있는지 의구심이 앞선다. 토굴 밖으로 나와 기지개를 한 번 펴고 다시 정치판으로 시선을 돌려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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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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