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영화 <신의 한수>에는 바둑이 없다
바둑영화 <신의 한수>에는 바둑이 없다
  • 김두호
  • 승인 2014.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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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바둑판의 복수극을 그린 '신의 한수'에서 정우성과 이범수는 주먹 액션을 펼친다.

【인터뷰365 김두호】바둑게임을 주제로 한 영화 <신의 한 수>가 개봉한지 나흘 만에 관객 100만이 넘어 흥행가도로 진입했다. 내기 바둑을 사이에 두고 치고 박고 찌르는 잔혹하고 험악한 승부세계를 다룬 영화다. 스토리의 골간이 되는 바둑 두기는 돌을 놓는 시늉만 보여줄 뿐 제대로 된 기보를 보여주지 않는다. 바둑영화지만 고수들의 내기바둑이라는 이미지만 활용하고 실제는 폭력 게임만이 화면을 채워 결국 바둑이 없는 바둑영화로 볼 수 있다. 프로기사 태석으로 등장한 주연배우 정우성도 실제 바둑을 모른다는데 <신의 한 수> 타이틀에 걸맞은 바둑 두기 실전은 없지만 바둑 게임을 모티브로 삼아 벌어지는 주먹의 대립이 워낙 역동적이고 가슴이 섬뜩하도록 처절하고 박진감 있게 이어져 보는 흥미와 스릴감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는 결코 모자람이 없다.

정우성의 적수는 살수역의 독한 악역 이범수. 이 영화는 두 사람의 대결구도로 만들어졌다. 집을 차지하기 위해 주춧돌을 박는 포석으로 시작해 치고 박고 끊고 끊기는 바둑 게임에서 돌을 아무리 잘 놓았다 해도 단지 한수의 급소를 얻어맞아 대마가 몰사하는 가하면 상대의 급소를 찌른 한수로 승부를 뒤집어 놓는 것이 바둑판의 승패세계다. 죽었다 살아나는 돌의 이야기인 <신의 한수>는 그래서 복수와 탐욕, 의리와 배신이 엉킨 비정한 주먹들의 혈투가 끝없이 난무한다. 손등에 칼을 내리 꽂아 허공으로 피를 뿌리는 액션은 똑바로 시선을 가져갈 수 없는 끔직한 폭력영화의 극치까지 닿은 장면이다.

영화는 관객의 ‘보는 재미“를 위해 만드는 창작예술의 가장 인기 있는 장르다. 그런 점에서 <신의 한수>는 비록 폭력영화로 분류할 수 있으나 내기 바둑이라는 주제를 이 시대의 주력 테마인 게임이라는 대립의 틀 안에 끌어들여 흥미 있고 호쾌한 오락영화로 그려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을만한 작품이다. 스토리의 세련된 영상 표현과 구성에서 조범구 감독의 연출 감각이 돋보이고 카메라 작업, 그리고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등 제작전반에서 크게 흠잡을 데가 없다. 중진 배우 안성기도 시력을 상실한 고수 바둑기사로 등장해 중반이후 사건의 긴장감을 더해주며 액션영화의 스케일을 한층 넓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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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88서울올림픽 공식영화제작전문위원, 97아시아태평양영화제 집행위원,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대종상 및 한국방송대상 심사위원,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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