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의 자연산책】빛 좋은 개살구라는 말이 있고 겉 다르고 속 다르다는 말도 있다. 옛말로 오얏이라고 하는 자두가 붉게 익어 먹음직스럽다. 고향 마을(상주시 중동면 금당리 다래) 회관 앞에 자두나무 한 그루에 붉고 푸른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렸다. 다 익은 열매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거들떠보지를 않는다. 배고픈 시절 같으면 한 개도 남아있지를 않을 텐데 세월이 자두마저 버림받게 만든다.
자두나무에 농약을 친 것도 아니다. 오가다 몇 개씩 붉은 자두를 안주 삼아 먹을라치면 속이 온통 썩어 있다. 매연이 심한 교통량 많은 국도에서 마을이 멀리 떨어져 있고 소쩍새와 뻐꾸기가 정적을 깨는 산촌이라 그야말로 무공해 지역의 자연산 자두인데 겉 다르고 속이 다르다. 빛깔 좋은 열매일수록 먼저 썩는다. 농약을 먹지 않는 한 자연스런 현상이다.
세상살이도 다를 게 없어 겉으로 번지르르한 사람일수록 속이 어떤지 알 수가 없다. 나는 괜찮지만 너는 문제라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일수록 문제가 있다는 것을 세인들이 얼마나 알까. 자두를 보고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보면 여러 가지로 머리를 어지럽게 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누가 세상을 다스리나. 개인의 신상 털기나 망신 주는 것을 능사로 여기는 질의는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붉은 열매가 씩 웃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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