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봄날의 겨울 태백산 정상
화창한 봄날의 겨울 태백산 정상
  • 김철
  • 승인 2014.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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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정상의 천제단.

【김철의 자연산책】발길 닿는 곳마다 온화한 봄바람에 꽃들이 춤을 춘다. 누가 향기로운 화창한 봄날의 꽃 나들이를 마다하겠는가. 사람들은 저마다 꽃동네를 찾아서 봄을 찬미하기에 바쁘지만 향기로운 꽃을 뒤로 하고 봄 속의 높은 겨울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도 많다. 해발 1,564m의 태백산도 그러하다. 아직도 높은 산에는 봄이 이르다. 정상에서 맞이하는 앙상한 나무는 여전히 겨울이고 바람은 냉정하다. 너도나도 차려 입은 등산복은 찬바람을 잔뜩 경계한다.

봄날의 태백산 겨울나무.

천지인을 숭배하던 고대 신앙의 성지인 태백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장엄한 산하는 언제 보아도 달리하는 계절마다 그 모습 그대로인데 마음은 한결 같지가 않다. 고단한 일상을 일단 접고 정상에 오른들 냉엄한 세상살이의 무거운 짐을 어느 누구인들 배낭처럼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을까.
그렇다 해도 골치 아픈 일상의 범주에서 탈출해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질수록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데 유리하다. 천근만근 되는 것 같은 육신을 이끌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들게 높은 산을 오르는 까닭이 간단치 않다.

태백산을 찾은 등산객들.

봄이 절정을 이루면서 도처에 꽃들이 만발해도 높은 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높은 산을 찾는다. 태백산에 오르면 천제단{천왕단}에 숙연해지고 차가운 겨울나무가 봄기운에 나른했던 정신을 일순 가다듬게 한다. 세상살이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 옛말에 하늘에는 예측할 수 없는 구름이 있고 사람에게는 아침저녁으로 재앙과 복이 있다고 했다. 가슴은 언제나 봄이되 머리는 겨울이어야 된다는 것을 이 시절의 태백산이 말해 주는 것 같다.


김철 interview3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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