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낙엽이 진 앙상한 나뭇가지에 한 개의 감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익은 감을 그대로 두면 저절로 먹기 좋은 달콤한 홍시가 된다. 새들이 날아와 쪼아 먹은 흔적이 뚜렷한 홍시도 눈에 띈다. 감을 수확하면서 감나무마다 일부러 한두 개쯤은 남겨둔 까치밥이다. 추위가 닥치면서 먹을 것을 구하기 힘든 까치 같은 야생조류들이 조금이나마 허기를 달랠 수 있도록 한 농부들의 작은 배려가 정겹고 흐뭇하다.
동물들은 식량을 구하기 힘들고 추위에 적응하기 어려운 겨울을 나는 지혜로운 방법을 나름대로 터득하고 있다. 추위가 닥치기 전에 일찌감치 살기 좋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이 그렇고 곰이나 뱀처럼 아예 동면을 하는 종류도 많다. 그런가 하면 다람쥐처럼 식량을 비축하는 경우도 있는 등 그 방법이 제각각이다. 반면에 그렇지 못한 야생동물들에게 겨울은 혹독한 시련의 계절이다.
먹을 것을 찾아 황량한 산야를 헤매야 하는데다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약점을 노리는 사냥꾼들의 좋은 표적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국 도처에서 성행하는 밀렵행위는 어렵게 추위를 나야 하는 동물들로서는 가혹한 시련이 아닐 수 없다. 겨울은 동물이나 인간이라는 동물 모두에게 힘든 계절이다. 그러나 날짐승을 위하는 인정 많은 농부들의 소박한 마음이 담긴 까치밥을 보면 왠지 움츠러드는 겨울이 마냥 춥지만 않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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