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길게만 느껴지는 농촌의 겨우살이
겨울이 길게만 느껴지는 농촌의 겨우살이
  • 김철
  • 승인 2010.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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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사계와 삶의 이미지 / 김철


【인터뷰365 김철】사계절이 각기 나뉘어 돌아가도 겨울철은 다른 계절에 비해 어쩐지 길게 느껴진다. 추위를 이겨내는 일이 간단치 않은 까닭이다. 무엇보다 월동비 가운데 난방비는 서민들의 가계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따라서 겨울철이 달갑지 않다. 특히 농촌의 경우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기름보일러를 연탄보일러로 교체한 지 오래다. 집집마다 겨울을 나기 위한 연탄이 몇 천 장씩 쌓인 것을 볼 수 있다. 하루에 두서너 번 연탄을 갈아 넣는 것도 연로한 촌로들에게는 큰일이다. 난방비를 아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겨울은 사람들만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가축들도 추위를 견뎌내야 한다. 외양간이 춥지 않도록 해야 하고 겨우내 먹일 사료도 장만해야 한다. 대규모 축산농가야 기계의 힘을 빌려 비교적 수월하게 월동에 대비한다지만 한두 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는 일일이 일손이 필요하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 놓인 큼직한 두루마리 모양의 하얀 ‘랩 사일리지’를 보고 한가로운 전원풍경을 동경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억대가 넘는 농기계로 운반과 보관이 용이한 볏짚사료를 그처럼 다량으로 확보하는 것은 가난한 농부들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겨울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은 입동 지난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무시래기를 널고 콩 타작을 하는 농부들의 모습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잎의 무청이라도, 한 알의 콩알이라도 더 얻기 위해 정성을 다해 손질하는 촌로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눈물겨울 정도다. 산골에서 부는 바람은 유난히 춥다. 작년 겨울에는 헛간 지붕의 슬레이트가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몽땅 파손되기도 했다. 추울수록 봄이 빨리 오기를 기다리는 것이 인지상정일 수 있다. 계절이 빨리 바뀔수록 이승에서의 삶이 앞당겨진다는 슬픈 사실은 잠시 잊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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