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오디션 없이 캐스팅 된 한지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오디션 없이 캐스팅 된 한지혜
  • 김지수
  • 승인 2010.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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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보다 몇 배 열심히 하던 연습생 시절 / 김지수



필자 김지수 씨는 백제예술대학에서 연기를 강의하는 한편 연기 지망생이나 데뷔 초기 연예인들의 연기를 지도하는 ‘김지수 연기아카데미’(서울 압구정동)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영화배우 권상우 천정명 엄태웅 남궁민 재희 이규한 김선아 장진영 이나영 김효진 구혜선 이하나 한지혜 전혜빈 등의 제자를 배출했으며, 연예인 지망생을 위한 전문 지침서 <대한민국에서 연예인 되는 법>를 펴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연예인 또는 연극 영화과를 지망하는 청소년들에게 김지수 씨의 글은 유익한 길잡이가 될 것입니다.-편집자주


[인터뷰365 김지수] 유비무학 (有비無학) : 비가 오는 날은 학생이 없다
비가 오는 봄날, 길이 막히고 차가 막혀 지각하는 연습생들이 많다. 그래서 문자를 보냈다.


“비온다. 우산은 있니? 조심해서 오렴. 글구 연기하는 사람들 기다리게 하지마렴.
멀고 먼 배우의 길 가는데 지치지 않게~”

딩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면서 눈이 예쁜 유나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다.

목소리가 좋은 기혁이와 잘 생긴 종호가 유나에게 한마디 한다.


신기혁 : 분당 백원!


임종호 : 지각비 총 2500원!


한유나 : 늦어서 죄송해여~ 쌤! 진짜 일찍 오려고 했는데요. 어쩌구 저쩌구...


지수샘 : 유나야, 오디션에 한번에 붙고 싶다고 했지? 빨리 연기하고 싶다고 했지?


한유나 : 예, 쌤!


지수샘 : 어떻게 하면 될까?


신기혁 : 연기를 잘하면 돼요.


임종호 : 자존심을 버려야 돼요.


지수샘 : 그리고


한유나 : 그리고, 또 ....


지수샘 : 지각하지 마련~ 평소 지각하던 사람은 오디션에도 지각할 가능성이 많으니까. 지각하는 배우를 어떻게 믿고 연기를 시키겠니? 그리고 지각을 하면 미안한 마음에 정신이 없어서 네 실력을 다 보여줄 수 없게 된단다.


신기혁 : 내가 얼마나 너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하필 촬영하는 날 지각하냐. 연습 못하게~

지수샘 : 그래 상대배우를 기다리게 한 사람은 나중에 자기가 진짜 촬영할 때 연기 못하는 파트너를 만나게 되니까 시간 약속은 잘 지키렴~


한유나 : 네, 잘/알/겠/습/니/다!!!


그렇게 유나는 지각하는 버릇을 고치겠다고 모든 사람들에게 단단히 약속을 하였다.


한유나 : 쌤~ 근데요. 오디션 안보고 바로 캐스팅되는 경우는 없어요?


신기혁 : 욕심이지. 어떻게 오디션 안보고 캐스팅이 되냐?


지수샘 : 된단다.


임종호 : 정말이요? 그럼, 누가 오디션 안보고 캐스팅됐는데요?


지수샘 : 한지혜!


한유나 : 와~ 그럼, 한지혜 선배님은 처음부터 오디션을 안 보고 캐스팅됐어요?


지수샘 : 아니, 한지혜도 신인 때는 오디션 보고 많이 떨어졌었지. 그러나 이번에 개봉하게 될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는 이준익 감독님께서 한지혜를 한번 보구 오디션 없이 바로 캐스팅하셨단다.


임종호 : 부럽다. 그리고 영화에 같이 출연하시는 황정민, 차승원 배우분들도 넘 유명하시고, 다 연기파 배우들이시잖아요.


신기혁 : 이준익 감독님은 영화 <왕의 남자>로 천만 관객을 동원하신 분이시구요.


한유나 : 와^^ 천만관객!! 한지혜 선배님께서 나오시는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도 천만관객을 동원했으면 좋겠어요.


지수샘 : 그래 지혜가 출연한 영화이니까 더 잘 됐으면 좋겠구나.


임종호 : 한지혜 선배님은 처음 연기 시작할 때 어땠어요?


신기혁 : 처음부터 연기 잘했어요?


한유나 : 얼굴이 예뻐서 연습은 별로 안했을 것 같아요.


지수샘 : 얼굴만 예쁜 게 아니라 연습을 정말 잘해서 마음이 더 예뻤단다.


한유나 : 정말요? 선생님, 한지혜 선배님 연습했던 이야기 들려주세요.


지수샘 : 한지혜를 처음 만난 건 고3 때였단다.




2001년, 고등학생 때 슈퍼모델로 데뷔한 한지혜는 그 당시 활동하고 있었던 또래 신인들과는 다른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준익 감독님도 한 번 보고 반하게 된 쌍꺼풀 없는 눈에 갸름한 얼굴형은 동양적 매력이 있었고, 모델 출신답게 늘씬하면서 라인이 살아있는 서구적인 몸매는 매우 아름다웠다. 이렇게 동서양의 매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던 한지혜는 모델 활동보다는 연기를 하면서 배우의 길을 가기로 결심하고 연기연습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은 도시적이고 강단있는 패셔니스타로서 인기를 얻고, ‘청순, 발랄, 섹시, 도도’의 다양한 역할로 분해 배우로써도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때 당시에는 조용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으로 연기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연기 발표할 때는 자신감이 부족했었다. 그래도 연습시간에는 지각하는 법이 없었고 남들 눈치 안보고 자기가 해야 할 훈련들을 말없이 조용히 연습하는 스타일이었다.


몸풀기 시간에 연습실을 50바퀴를 뛰어야 하는데 다른 신인들은 몇 바퀴 뛰다 지쳐 그만두고 쉬기도 하건만, 그녀는 땀을 펄펄 흘리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얼굴만큼 마음의 자세도 예쁜 신인이었다. 연기지도를 하면서 신인들에게 ‘연습을 실전처럼, 실전을 연습처럼’ 하라고 강조하면서 연습 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으라고 잔소리하지만 그렇게 연습하는 학생들은 많지 않았다. 연습은 쉽고 편하게 하면서 나중에 오디션이나 촬영장에 가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지망생들 사이에서 한지혜는 악착같이 연습하였다. 자신의 연기실력이 80% 정도라면 연습할 때 100% 집중해서 연기하고, 발표할 때 200%의 열정을 보여주었다. 그래서 같이 연습하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서로 파트너 하고 싶어 할 정도로 인기도 많았다. 그리고 대학(세종대 영화과)도 제일 먼저 합격하더니, 영화 <싱글즈> 까지 가장 먼저 출연하게 되었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나서도 늘 그렇게 조용히 연습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해나가더니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는 쟁쟁한 남자 주인공(황정민, 차승원, 백성현)들 사이에서 유일한 여자 주인공인 기생 백지 역을 맡아 자신의 매력과 장점을 잘 살리면서 열연을 펼쳤다고 하니 벌써부터 큰 기대가 된다.



오늘 연습실에서도 마냥 장난치는 신인들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이 한명 생겼다. 수업시간에 지각했던 한유나이다. 한지혜의 신인 때 이야기를 듣고 전과 달리 매우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 하루 연기선생으로써의 보람을 느낀다.


“지혜야, 고맙구나. 네가 신인들의 선생님이로구나.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모습 기대하마”

“유나도, 고맙구나. 오늘처럼 예쁜 마음으로 연습해서 나중에 꼭 좋은 배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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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

인터뷰 365 기획위원. 백제예대 연예매니지먼트과 강사, 상명대 연극영화학과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김선아 권상우 남궁민 유아인 이나영 이하나 구혜선 한지혜 등 연기지도, 현 '김지수연기아카데미' 학원장, 국제대학교 모델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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