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영동 1985’로 대중 앞에 다시 서는 배우 이경영이 반갑다
‘남영동 1985’로 대중 앞에 다시 서는 배우 이경영이 반갑다
  • 김다인
  • 승인 2012.11.1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365 김다인】배우 이경영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2일에 개봉하는 영화 ‘남영동 1985’에서 주연을 맡았다.


정지영 감독의 이 영화에서 그는 고문기술자 이두한 역을 맡았다. 영화는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 수기 '남영동'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이경영이 말은 역에서 우리는 고문기술자 이근안을 겹쳐 떠올린다.


이경영은 그동안 이런 저런 영화에 줄곧 출연해왔다. 그의 전성기라 할 수 있는 1990년대 후반만큼은 아니어도 영화 ‘후궁’ ‘부러진 화살’ 등 최근작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경영이 다작 출연을 하던 90년대 말, 영화계에는 ‘한국영화를 두 부류로 나눈다면 이경영이 나온 영화와 나오지 않은 영화로 구분지을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몇몇의 영화와 드라마가 히트를 치고 그의 무게감이 이전과 다르게 무거워졌을 때도 그는 자기를 청하는 영화를 마다하지 않았다.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조금 떴다고, 과거 자신과 함께 했던 감독들, 동료 배우들의 청을 거절하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한순간 사람들의 눈에서 사라졌다. 미성년자와의 성관계라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사회면에 남기고 귀로도 그의 소식을 듣기 어려웠다.

케이블채널 인터뷰 프로그램에 나와 그간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경영

필자가 이경영을 만난 것은 한 8년 전쯤 후배가 경영하는 한 음식점에서였다. 약간은 후줄근한 버버리코트를 걸치고 지인들의 모임에 나온 그는 필자가 아는 척을 하자 예의 그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그것도 순간, 영화 쪽 사람과 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그때 그는 여전히 사건의 미망 속에 갇혀 있을 때였다. 반가운 인사말을 나눈 후에 더 긴 대화를 하지 못했지만 그때 허옇게 세어버린 그의 긴 머리카락을 보는 일은 마음이 아렸다.


이경영이라는 사람의 깊이와 넒이는 그리 잘 알지 못하는 터여서 그 사건 이후 그를 이해해 보려 애쓴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만약 언론에 보도된 사건이 사실이었다 해도 그에게는 악의보다는 실수 쪽에 더 가까웠을 것이라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필자가 멀리서 보고 가까이서 들은 이경영의 사람됨에 근거해 보면 그랬다.


이경영이라는 배우의 깊이와 넓이에 대해서는 감히 필자도 말할 수 있다. 그가 해온 역할은 선하기도 하고 잔인하기도 하고 헐렁하기도 능글거리기도 했다.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후에도 조연, 카메오 출연을 많이 해온 이경영의 연기에는 한국 배우들이 쉽게 가지지 못하는 다양성이 있었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연기에서 이경영은 매우 자연스러웠다.


언론 보도를 보니 이경영이 오랜만에 주연을 맡은 영화 ‘남영동 1985’ 홍보를 겸해 정지영 감독과 홍보사 측은 작심하고 이경영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것 같다. 17년 만에 인터뷰도 하고 멍에가 됐던 그 사건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내고 있다.


바라는 것은, 그동안 한맺힌 것을 인간적으로 다 쏟아내 배우 이경영이 아닌 인간 이경영이 너무 도드라지게 부각되지 않는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듯 인간 이경영보다는 배우 이경영에게 기대하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경영, 웰컴 투 휴먼레이스(?)다.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김다인
김다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