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의 오지까지 뻗친 한국인의 손길
네팔의 오지까지 뻗친 한국인의 손길
  • 안정숙
  • 승인 2009.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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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지붕 네팔 기행 ⑧ / 안정숙



[인터뷰365 안정숙] 아직 가보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현지에서 무참히 무너지는 경우가 종종 있게 마련이다. 네팔을 떠올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히말라야의 신비로운 만년설이 어느 곳을 막론하고 장엄하게 펼쳐질 것 같은 상상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신비의 자연환경과 달리 높은 문맹률에 낙후된 그들의 삶을 목격한 많은 외국인들은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마다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많지는 않지만 의료서비스나 교육을 위해 현재 우리나라의 여러 단체도 후원을 하고 있다.



카트만두 근교의 티미시병원에는 한국인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고 한국정부에서 지원하는 새로운 종합병원이 이 달 중에 개원할 예정이다. 또 태초지역에는 '소망 아카데미'라는 학교가 있다. 의료봉사를 위해 네팔로 가는 도중 불의의 비행기 추락으로 목숨을 잃은 한 의사의 넋을 기리기 위해 유족이 보상금을 기부해 설립했다는 교육기관이다. 지난 98년 몇 명의 학생과 교사들로 시작한 이곳은 기업인과 단체 그리고 KOICA의 지원으로 현재는 초ㆍ중ㆍ고등학생 등 전교생이 450명에 이른다. 10년제 과정을 거치는 사립학교로 네팔의 정규 과목은 물론 한국어와 컴퓨터, 예능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향후 12학년의 전문대학 과정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농업으로 그나마 자급자족이라도 할 수 있는 농촌과는 대조적으로 도시 빈민의 삶은 먼지로 희뿌연 카트만두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남자들이 일손을 놓고 사원이나 공터를 배회하거나 삼삼오오 모여 우리의 이른바 '알까기'와 비슷한 '케로' 게임을 하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반면에 여자들은 늘 분주하다. 힌두 최고법전인 마누법전이 규정한대로 출산과 남편공경을 위해 일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 힌두 인 특유의 정서가 아닌가 싶다. 카스트 제도로 인한 신분의 격차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도 없지만 직장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이 전반적인 네팔의 사회상이기도 하다.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들에게는 커다란 신의 축복이라 할 수 있겠다.



산업 연수생으로 한국에 왔던 네팔 인의 제의로 카트만두 근교 마드하르 빈민촌에는 우리나라의 다일공동체가 1년째 그곳 아이들만을 대상으로 하루 한 끼의 무료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50여 년 전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부터 받은 혜택을 나누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카트만두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꾸린딸에도 여러 후원단체의 도움으로 세운 보육원이 있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취학 아동들에게 무상으로 교육과 숙식을 제공하는 이 보육원도 한국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닿은 곳이다. 기본교육과정인 10학년을 마치면 보육원을 나가야 하는 규정대로 작년에 있던 학생들은 이미 얼굴을 볼 수 없었고 새로운 아이들이 그 자리를 메우는 등 보살핌은 계속되고 있다. 보육원 출신 중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촌장으로 일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우리의 중3 정도에 해당하는 청소년이지만 문맹이 대부분인 시골에서 어린 나이에 선각자로 인정받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지도 모른다. 몇 십 년 전 문맹자들에게 학생들이 편지를 읽어주던 우리나라 산골 마을의 상황과 다를 게 없다.



기독교 단체의 후원을 받고 있는 현지의 선교사는 산간오지 젯방 마을 아이들이 산마을에서 통학하기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서 재키다라 근교에 기숙사도 지었다. 침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고작 흙바닥의 허름한 목조건물이지만 통학하기 어려운 고산지대 아이들에게는 커다란 혜택이 아닐 수 없다.



우리의 화폐단위로 극히 적은 액수가 그들에게는 일 년치의 학업을 감당하는 목돈이 된다니 십시일반의 힘을 실감할 수 있다. 힌두 국가이면서도 종교자유가 보장된 데다가 종교 간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까닭에 한국인들의 손길이 이곳까지 뻗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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