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안고 추억으로 떠난 전국의 보물소동
수수께끼 안고 추억으로 떠난 전국의 보물소동
  • 김두호
  • 승인 200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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숱한 사람들 헛된 꿈 말짱 허사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거나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보물찾기 소동이 한창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초였다. 일확천금의 횡재에 꿈을 건 그 보물찾기 소동들의 발단은 신안 앞바다 침몰 보물선에서 몇 해를 두고 건져 올린 엄청난 청자기 보물들이 영향을 미친 경우로도 볼 수 있었지만, 사실 그 이전부터 여러 곳에서 쉬쉬하며 보물찾기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대표적인 보물선 이야기는 전설적인 독도 지킴이 고 홍순칠 씨의 80조원대 침몰 보물선 찾기 집념이었다. 그는 1956년 독도경비대가 경찰로 넘어가기 전까지 사재를 털어 독도 의용경비대를 만들어 독도를 지켜낸 울릉도 주민이다. 홍 씨는 생전에 80조원대(1980년대 추정액)의 황금을 싣고 울릉도 부근에서 침몰했다는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의 침몰 위치를 알고 있다면서 젊은 시절 한때 그 보물선 인양 작업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실제로 그의 조부는 침몰선의 구조작업을 하며 구해준 러시아 병사로부터 청동물주전자와 금화를 받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 보물들을 홍 씨가 보존하고 있었다. 조부를 통해 침몰 위치를 알고 있다던 그는 한때 대기업에 정보를 넘겨주고 성공사례에 따른 분배공증까지 했으나 인양작업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당시 홍 씨가 가지고 있던 정보에 따르면 제정러시아가 프랑스로부터 전쟁자금으로 빌린 차관 순금화 5천여 상자가 발틱함대 소속 ‘돈스코이호’에 실려 있었다고 한다. 대마도 근해에서 역시 일본군함에 의해 침몰된 백금괴 보물선 ‘나히모르호’를 인양한 일본 보물선 인양전문가 사사가와 씨가 자신을 찾아와 함께 사업을 하자는 유혹도 있었다고 말했다.

홍순칠 씨는 1929년 1월 23일 울릉도에서 태어나 1986년 2월 타계했다.


부산시 남구 감만동 해안지대 주변 지하 동굴에 1백조 단위의 황금상자가 매장되어 있다고 해서 부산시민들을 들뜨게 한 일도 있었다. 동굴들 부근에는 과거 일본군의 고사포대와 병참기지가 있었다고 전해졌다. 동굴에는 전쟁노획물인 순금 8톤, 순은 150톤, 금반지, 비녀, 니켈, 수은에 이르기까지 각종 보석과 수뢰 등이 보관되어 있으나 도주하던 패망군이 입구를 폐쇄시켰다며 구체적인 목록까지 소문에 등장했다.

한때 부산에서 도시 고속도로 부두진입로 공사 때 의문의 인공 동굴들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보물찾기에 집념을 보였던 사람들이 흥분했으나 말짱 허사로 막을 내렸다. 그 동굴에 재산을 탕진하며 매달린 발굴광만 20여 명이 넘었다.


서울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었다. 서울 한복판인 서울 중구 초동의 17번지 옛 초동극장 부근의 땅밑에도 10조원대의 금동불상과 일제의 탈취 문화재 보물이 묻혀있다고 발굴 작업에 눈독을 들이던 사람이 있었다. 보물 중에는 일본이 패망하기 전 일본황실에서 도피 보물로 가져온 것들도 대량 매몰되어 있다고 그들 보물 추적자들은 말했다. 그 자리가 일제 강점기 때 고위 귀족들이 다니던 히가시홍간지 절터라는 얘기였다.


그밖에 경남 의창군(현 창원시) 천가면 천성리 중죽도라는 섬 어딘가에 6조원 어치의 보물이 묻혀 있다고 큰소리치던 사람이 있었다. 일제 때 공병장교를 지낸 사람이 만들었다는 보물지도까지 나돌았는데, 관동군이 만주에서 탈취한 보물을 수송하던 도중 패전소식을 듣고 그 섬에 묻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었다.


2009년이 밝았다. 지난해보다 더 사람 살기가 어렵다고들 하는 새해에 바다 속이든 땅 속이든 그런 보물더미가 발굴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개인의 보물찾기 사업은 국내에서 아직 성공한 사례가 없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에게 가장 환상적인 희열은 일확천금을 손에 쥐는 순간이지만 보물찾기 꿈은 그저 재미로 느껴 보는 것이지 현실과는 거리가 먼 허황된 탐욕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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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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