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줄리엣, 로미오를 구하다 (14)
‘타이타닉’ 줄리엣, 로미오를 구하다 (14)
  • 김다인
  • 승인 2008.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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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박혀있는 알짜상식 풀어내기 / 김다인



[인터뷰365 김다인] 아수라장으로 변한 타이타닉. 로즈는 도둑 누명을 쓰고 규율사관 방에 수갑으로 묶여있는 잭을 찾아 나선다. 물이 차오르는 방안에서 잭을 발견한 로즈. 수갑을 끊을 만한 도구를 찾아다니다 결국 소방용 도끼를 들고 온다. 로즈가 도끼를 들어 잭의 손목과 기둥에 채워진 수갑을 내려치려 하자, 잭이 말한다.


잭 : “아니, 연습부터 해요.” (로즈, 잭의 말을 따라 책상을 내리찍는다.)

잭 : “같은 자리에 한번 더.” (로즈, 다시 책상을 찍지만 영 다른 자리다.)

잭 : “연습 끝. 해보자고. 난 당신을 믿어.”


로즈는 도끼를 내리쳐 단번에 수갑을 끊는 데 성공한다.


생각포인트

=페미니즘(Feminisme)의 태동

페미니즘, 여권주의 또는 여성인권존중주의라고 번역되는 이 운동은 18세기 계몽주의 사상가들로부터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19세기 들어 조직적인 운동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으며 프랑스의 사회주의자 샤를르 퓨리에가 1837년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도입했다.

20세기 초에 들어와 페미니즘은 여성들도 참정권이 있어야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놓고 활발하게 전개됐다. 그 모티브가 된 것은 세계 제1차 대전이었다. 남성들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부족한 노동력을 여성들이 메우게 되었고 그에 따라 사회적 활동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각 나라 여성들이 언제 참정권을 얻었는지를 비교해보면 이같은 사실은 자명해진다. 독일은 남성들이 1871년 참정권을 얻은 반면 여성들은 1919년 바이마르헌법에 의해서 획득했다. 미국은 남성들은 1860년에, 여성들은 1920년에 투표권으로 대변되는 참정권을 얻었다. 프랑스의 경우는 이 두 나라에 비해 훨씬 늦었다. 남성들이 1848년에 참정권을 얻은 반면 여성들은 그로부터 100년 가까이 지난 1945년에야 가능했다. 이 세 나라 여성들이 참정권을 얻은 시점은 모두 전쟁 후다. 독일과 미국은 1914년에 일어난 1차 대전이 1918년 끝난 후이고 프랑스는 2차대전이 끝난 후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1945년 해방과 동시에 남녀 동시에 참정권을 얻은 이례적인 경우다.

초창기의 페미니즘이 참정권 운동으로 대변되는 것이었다면 현대에 이르러 페미니즘은 훨씬 더 분화되고 전문화되어가고 있다.


tip

=여전사 로즈

뱃머리 난간에서 자살하려는 로즈를 구하는 것은 잭이지만 후반부에 이르러 물리적인 힘으로 잭을 구하는 것은 로즈다. 영화 초반, 우아하고 화려한 귀족의 풍모를 빛내던 로즈는 잭과 사랑에 빠지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흐트러진 모습의 강한 여성으로 바뀐다. 자신을 만류하는 선원을 후려치고 소화용 도끼를 들고 잭의 수갑을 끊으러 가는 로즈의 모습은 카메론 감독의 미래묵시록적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의 사라 코너, <에일리언> 시리즈의 리플리에서 익히 보아왔던 강한 여성, 여전사의 모습에 다름 아니다.



‘시네마 스터디’는 국내외 잘 알려진 영화를 텍스트로 해서 그 속에 담겨진 여러 가지 상식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그 포인트는 역사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문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잡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주 쉽고 재미있게요. 워낙은 중학생들이 재미있게 논술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만든 것이지만, 그냥 영화를 통해 일반 상식 얻기 또는 영화 재미있게 뜯어보기로 여겨도 될 것입니다. 첫 번째 스터디 <왕의 남자>에 이어 이번에는 <타이타닉>을 텍스트로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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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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