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 찰나의 선택으로 갈린 생사 (11)
‘타이타닉’ 찰나의 선택으로 갈린 생사 (11)
  • 김다인
  • 승인 2008.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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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박혀있는 알짜상식 풀어내기 / 김다인




[인터뷰365 김다인] 잭과 로즈는 이제 물 만난 고기처럼 젊은 사랑을 즐기는 데 주저치 않는다. 이들은 사람들 눈을 피해 배의 구석구석을 누빈다. 내용상으로는 두 젊은이가 뛰어다니며 사랑할 곳을 찾는 것이지만 이제 곧 다가올 비극을 향한 전주가 내포되어있다. 즉 로즈와 잭이 누비고 다니는 배의 곳곳은 이 배의 구조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두 사람이 뒤쫓는 사람을 피해 갑판으로 뛰어오르고, 이들의 사랑을 지켜보던 망루 위의 두 수병은 빙산을 놓친다. 그리고 뒤늦게 빙산을 발견하고 전속력 후진을 하지만 전속으로 달리던 배의 가속도는 빙산을 피하지 못하고 결국 부딪힌다.


생각포인트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

인간들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한다. 그때 이랬더라면, 이때 그랬더라면... 하고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을 남긴다. 타이타닉의 침몰에서도 ‘가지 않은 길’ 즉 하지 않았던 행동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우선 이즈메이가 타이타닉이 빠른 시간 내에 뉴욕에 닿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는 것에 욕심을 가지지 않았더라면, 스미스 선장이 이즈메이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전문가적 견해로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배를 몰았더라면, 앤드류가 규정을 지켜 승객 수에 맞춰 구명보트를 매달았더라면, 그리고 보초를 서던 망루의 선원이 노닥거리지 않고 빙산의 출현을 조금 더 일찍 발견했더라면...

가지 않은 길에 대한 후회는 결론을 바꿔놓지 못한다. 하지만 두 갈래 길 가운데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거나 그렇지 않은 길을 택하거나 모두 선택의 문제다. 인생은 어찌 표현한다면 선택의 연속이다.

로버트 프로스트(1876-1963)는 20세기 전반 미국을 대표하는 서정적인 시인으로 그의 많은 시작 가운데 특히 세월을 넘어 애송되고 있는 시가 ‘가지 않은 길’이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을 잠시 음미해보자.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 로버트 프로스트 (Robert Frost)/피천득 옮김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면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시네마 스터디’는 국내외 잘 알려진 영화를 텍스트로 해서 그 속에 담겨진 여러 가지 상식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그 포인트는 역사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문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잡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주 쉽고 재미있게요. 워낙은 중학생들이 재미있게 논술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만든 것이지만, 그냥 영화를 통해 일반 상식 얻기 또는 영화 재미있게 뜯어보기로 여겨도 될 것입니다. 첫 번째 스터디 <왕의 남자>에 이어 이번에는 <타이타닉>을 텍스트로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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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인

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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