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누드화 남긴 천재화가 김관호
한국 최초의 누드화 남긴 천재화가 김관호
  • 김두호
  • 승인 2008.11.1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설에 묻힌 동경미술학교 수석 졸업생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24년 전인 1984년 말 우리나라 화가가 남긴 최초의 누드화(畵)가 68년 만에 일본에서 건너와 미술계는 물론 미술애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국립 현대미술관에서 마련한 현대미술 자료전에 선을 보인 누드화는 1916년 동경미술학교 졸업 때 수석을 차지한 김관호 화백의 걸작 유화 <해질녘>이었다.
동경미술학교 1년 선배인 고의동 화백에 이어 두 번째 서양화가로 알려진 김관호 화백의 작품은 그가 다닌 모교(현재의 동경예술대학)에서 졸업생 작품으로 소장하고 있다가 한국측 문화 외교 채널의 요청을 받아들여 잠시 전시 기회를 준 경우였다.

김관호 화백의 누드화가 보존돼 있다는 확신과 그것을 추적해서 소재를 파악한 사람은 미술기자 출신의 미술평론가 이구열 씨였다. 김관호 화백이 일본 최고의 미술학교에서 일본인 학생을 누르고 수석을 차지했을 때 일본의 신문들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보도했고 우리쪽에서도 하나뿐인 일간지 매일신보가 대서특필했다. 소설가인 춘원 이광수는 일본 현지에서 보낸 기사에서 ‘김관호의 누드화가 일본 문부성에서 주최하는 제10회 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차지, 조선인을 대표하여 조선인의 미술 천재성을 세계에 표하였음을 다사(多謝)하노라’며 흥분된 내용을 올렸다.
이러한 사료를 염두에 두고 작품의 행적을 수소문하던 이구열 씨가 1970년 김관호 화백의 작품 소재지를 기사화 했고 그로부터 14년 만에 한국 전시기회가 이루어졌다.

재미있는 일화는 김관호 화백의 누드화 특선 소식을 보도한 당시 신문에서 ‘여인의 벌거벗은 그림인고로 그림 사진을 게재하지 못함’을 기사 뒤에 달았던 점이다. 그만큼 누드는 그 시대의 파격적인 소재였다. 강변에서 두 여인의 풍만한 뒷모습 나신을 그린 것인데 배경이 김화백의 고향인 평양의 대동강변 능라도로 알려진다.




누드화 단 한 점과 자화상을 남긴 김 화백은 1890년 평양의 부잣집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일본에 유학해 천재 화가로 동경미술학교 문을 나섰으나 그의 예술활동은 1923년 조선미술전람회에 <호수>라는 두 번째 누드화를 출품해 입선한 기록이 있으나 작품은 남아있지 않다. 그는 1916년 26살에 화려한 화가의 명성을 안고 평양에 돌아가 시민들에게 환영행사 대접도 받았다지만 창작활동이 활발하지 못했고 일찍 화구를 버리고 다른 사업을 하기도 했다. 아마도 벗은 여체를 예술적인 가치보다 외설로 경계하는 유교문화의 잔재가 남아 있던 때라 계속해서 창작활동을 하기가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구전되는 일화중에는 35살 때인 1925년 파리에서 귀국한 이종우 화백과 평양에서 미술연구소를 만들어 후진을 양성하기도 했지만 그 후 1935년 무렵 서울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쨌든 한국 최초의 누드화를 그린 천재 화가는 출생 연대만 알려져 있을 뿐 사망한 연대는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