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왕의 여자와 만난 왕의 남자 (5)
‘왕의 남자’ 왕의 여자와 만난 왕의 남자 (5)
  • 김다인
  • 승인 2008.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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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박혀있는 알짜상식 풀어내기 / 김다인




#5 연산군과 장녹수, 장생과 공길을 만나다


[인터뷰365 김다인] 곤장 100대를 맞고 죽게 생긴 광대패. 이에 장생이 마지막 승부수로 “왕을 웃기겠다”고 제안하자 처선이 이를 받아들인다. 드디어 왕인 연산군 앞에서 놀이판을 펼치는 날. 연산군과 장옥수가 궁의 마당 한가운데 높이 앉아있고 중신들이 그 옆에 배석한 가운데 아악이 울리고 궁중무가 펼쳐진다. 이어 광대들의 순서. 오금이 저린 광대들이 덜덜 떨며 놀이판으로 나간다. 장생의 사설로 놀이는 시작된다.

장생: “유세차 갑자년 유월 초하루, 달놀이를 시작하려는데 죽기살기로 놀아보세”




생각포인트

=조선시대 4대사화

장생의 사설 중에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이 나타나있다. 놀이판이 벌어진 ‘갑자년’은 연산군 재위 10년, 1504년으로 조선시대 4대 사화 가운데 하나인 갑자사화가 일어난 해이다. 갑자사화는 9월 1일에 일어났으므로 이때는 사화가 일어나기 딱 3개월 전이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장생과 공길패가 궁에 머물렀던 약 3개월 동안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화’(史禍)의 사전적 의미는 조선시대 중신, 선비들이 반대파에 몰려 화를 입은 사건을 뜻한다. 특히 조선 10대 왕 연산군 4년(1498년)부터 13대 명종 즉위(1545년)에 조정의 중신들과 선비들이 파벌싸움을 벌이는 와중에 일어난 사화를 ‘4대사화’라 일컫는다.

4대사화가 일어나게 되는 먼 원인은 7대 왕 세조가 6대 왕이자 조카인 어린 단종를 몰아내고 왕위를 빼앗은 데서 찾을 수 있다. 세조가 왕위에 오르자 중신과 선비들은 4개의 파벌로 나뉘었다. 세조가 왕위에 오르는 데 공을 세워 높은 지위에 오른 정인지, 신숙주 등은 훈구파, 단종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세조의 왕위 찬탈을 저지한 생육신 김시습 등이 절의파, 성리학의 정통을 이어받은 대학자 김종직을 주축으로 한 사림파, 그리고 중국의 죽림칠현처럼 세상 돌아가는 일에 등지고 유유히 학문을 논했던 청담파 등이 그것이다.

이 가운데 특히 대립각을 세운 것은 훈구파와 사림파. 이 두 파가 정면충돌해서 많은 선비들이 죽어간 것이 1498년의 무오사화다. 훈구파가 사림파의 대두 김종직의 ‘조의제문’을 빌미삼아 사림파 선비들을 대거 숙청해 버린 것이다. 1506년에 일어난 갑자사화는 연산군이 생모인 폐비 윤씨 사건에 관계된 사람과 자신의 학정에 반대하던 선비들을 묶어 숙청해버린 사건. 훈구파와 사림파의 대립의 결과라고 볼 수는 없으나 선비들이 화를 입었다는 뜻에서 사화로 일컫는다. 1519년 일어난 기묘사화는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몰아낸 데 성공한 훈구파가 중요 관직을 독식하자 조광조 등 신진 사림파 세력이 위훈삭제사건을 일으켜 일부 훈구파 세력에게 타격을 주려다 오히려 역공을 당해 대량 죽음에 이르게 된 사건이다. 4대사화의 마지막인 을사사화는 1545년에 일어났는데, 왕실의 외척인 윤씨들의 세력 다툼에 선비들이 화를 입은 사건이다. 4대사화 중에 연산군 재위 중에 일어난 것이 무오, 갑자사화다. 조선 중기에 일어난 4대사화로 계속된 선비들간의 파벌싸움은 조선 후기 당쟁의 원인이 되었다.



‘시네마 스터디’는 국내외 잘 알려진 영화를 텍스트로 해서 그 속에 담겨진 여러 가지 상식 포인트를 찾아내는 작업입니다. 그 포인트는 역사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문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고 잡학적인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단, 아주 쉽고 재미있게요. 워낙은 중학생들이 재미있게 논술공부를 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만든 것이지만, 그냥 영화를 통해 일반 상식 얻기 또는 영화 재미있게 뜯어보기로 여겨도 될 것입니다. 첫 번째 공부는 영화 <왕의 남자>를 텍스트로 합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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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인쇄매체의 전성기이던 8,90년대에 영화전문지 스크린과 프리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굿데이신문 엔터테인먼트부장, 사회부장, LA특파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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