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이 값진 것은 지나봐야 안다
고물이 값진 것은 지나봐야 안다
  • 김철
  • 승인 2012.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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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스테인리스 그릇이 처음으로 나왔을 때니 한참 묵은 이야기다. 때가 자주 묻는 놋그릇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그릇이었다. 집집마다 놋그릇을 1:1로 스테인리스 그릇으로 바꾸기 바빴다. 그마저 어떤 집은 스테인리스 그릇과 맞바꿀 놋그릇도 없던 가난한 시절이었다.
농촌에서는 스테인리스 그릇 장수가 마을을 돌아다니며 놋그릇을 거의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어린 나이였지만 세월이 지나면 틀림없이 놋그릇이 귀중품이 될 것만 같아 놋그릇을 스테인리스 그릇으로 바꾸려는 어머니를 만류해 그대로 두고, 일부러 현금을 주고 스테인리스 그릇을 산 적이 있다.
그 놋그릇은 지금도 유용하게 사용한다. 가치로 따지자면 스테인리스 그릇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어떻든 간에 새것이 헌것보다 일상생활에 편의적이고 유리하다지만 그것이 삶을 반드시 이롭게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거창하게 인류 문명을 들먹거리지 않는다 해도 첨단을 걷는 현대 사회가 언젠가는 인류를 파멸로 이끌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문명의 이기에서 오늘을 사는 사람들은 편의적인 도구의 구속된 삶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대체로 개발도상국이나 선진국보다 후진국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다는 사실은 앞으로만 질주하려는 현대사회를 일깨우는 경종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도 새로운 세대로의 신진대사가 필요하지만 경륜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경륜이 지나쳐 노회한 것까지는 사양하고 싶다.

뭐든 새것으로 바꾸는 것만이 능사일까. 신구는 적절히 조화하고 상생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은 지금도 정치적으로 통용되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그 말이 헛말이 아니라고 큰소리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청산도가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옛 모습을 그런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시로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물건일지언정 오늘날에는 다 소중한 옛것들이다.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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