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생전의 최진실
기자가 만난 생전의 최진실
  • 김두호
  • 승인 2008.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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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최진실을 떠나게 했나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아름답던 연기자 최진실이 스스로 세상을 저버리게 한 사건의 분노가 인터넷 악플 쪽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탤런트 안재환 자살 사건 배후에 그녀의 사채놀이가 연관된 듯이 튀어나와 그 소문과 악플에 시달리다가 목숨을 끊었다는 주장들이다. 과거에도 연예인의 자살에 프라이버시를 침해한 악플이 독이 됐다는 비난이 수시로 따랐다. 그게 사실이라면 이제 인터넷 문화에서 악플은 또한번 살인 행위에 가까운 독이 될 수 있다는 책임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인터넷 댓글들만 몰매를 맞기엔 억울한 면이 있다. 인터넷에서 나돌아 다니는 정체불명의 소문이나 유언비어를 종이활자로 끄집어 올려 때로는 더 자극적이고 과장되게 나팔을 부는 오프라인 매체들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지금 누가 그 화려했던 톱스타를 하루아침에 싸늘한 주검으로 변하게 한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참으로 생각없이 황망한 데서 나온 물음이다. 아무리 그럴듯하게 문제점을 지적하고 설명을 해도 유서가 없이 그녀가 스스로 선택한 죽음이었다면 누구도 진실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 다만 그의 짧은 일생을 통해 돌이켜 보면 그는 우리 연예인 사회에서 대표적인 악성 루머의 희생자였다. 그 가냘프고 자그마한 몸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지독한 소문에 시달린 것이 이번까지 세 차례나 됐다. 그녀를 뒷바라지 해준 매니저가 운전기사에게 살해되었을 때도 온갖 소문들이 그녀를 질식케 했다. 다행히 인터넷이 제대로 보급이 안 된 시대여서 악플은 없었지만 한동안 그녀는 심리적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죽고 싶어요. 별별 소문이 다 나돌아요. 나와 아무 상관없는 일을 꼭 영화처럼 만들어서 퍼뜨리고 있어요. 왜 멀쩡하게 있는 사람을 괴롭히는지 몰라요.”

첫 소문에 시달리던 어느 해 행사장에서 만난 최진실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녀의 표정은 언제나 밝고 명랑했고 쉽게 화를 내지도 않았다. 항상 말을 할 때 크게 웃거나 미소를 잃지 않아 무슨 고민이 있어도 심각하게 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는 그 때도 남몰래 형편없는 루머에 시달리며 태연하려 했지만 가슴 속에는 멍이 들어 있었을 것도 같다. 두 번째가 이혼한 남편과 별거에서 이혼까지 쉬지 않고 대립되는 가운데 나돌았던 온갖 추측들이다.


생부가 있지만 한 번도 아버지로 부르지도 못하고 어릴 때부터 헤어져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지만 탤런트가 된 남동생 최진영과 씩씩하고 밝게 성장해 1990년대는 영화와 TV에서 정상의 연기자로 인기를 누렸던 최진실. 정이 많고 선후배의 경조사를 잘 챙기기로 소문났던 따뜻한 마음씨의 그녀는 세 번째 소문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서럽게 눈을 감았다. 별 것도 아닌 소문 같지만 그에게는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 같았고 한 가닥 남아 있던 삶의 의지마저 짓밟은 죽음의 밧줄이 됐다. 한층 마음 아픈 일은 어머니와 사랑하는 두 자식까지 버리고 떠날 만큼 그렇게 힘들었던가 하는 점이다.


필자는 30년이 넘는 기자생활을 활자매체인 종이 신문에서 보냈다. 그러다가 종이신문을 떠나 인터넷 신문인 <인터뷰365 닷컴>을 시작했다. 젊은 독자들이 종이신문을 떠나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접하고 있다는 점을 실감하면서 사람 중심의 뉴스를 제작하고 있다. 많은 취재원을 접하며 난감하고 힘들 때는 주로 종이신문을 접하고 있는 세대 층에서 아직도 인터넷 문화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신의 벽이 너무 높은 것도 아직은 순기능보다 역기능 문화가 빚어내는 사건이 더 크게 눈에 뜨이는 데서 비롯된 것 같다. 인터넷 사회가 거짓보다 진실이 통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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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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