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마부인>의 대부 정인엽 감독
<애마부인>의 대부 정인엽 감독
  • 김두호
  • 승인 2008.09.1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시 본 안소영의 에로티시즘 / 김두호



[인터뷰365 김두호] 정인엽 감독은 지금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의 이름 뒤에는 <애마부인>이 붙어 다닌다. 1980년대 초 맥이 풀려 있던 충무로에 풍만한 앞가슴의 배우 안소영을 말에 태워 카메라를 돌린 <애마부인>을 빅 히트시켜 그 시대 에로영화 붐에 불을 지른 명감독이다.

당시 그 영화를 제작한 연방영화사의 최춘지 사장(작고)은 작품이 성공한 후 필자에게 제작을 결정했을 때의 일화 한 토막과 배경을 이렇게 고백했다.


“주연배우 캐스팅을 두고 정감독과 나의 생각이 달랐다. 별로 이름이 없는 배우를 굳이 타이틀 롤로 고집하기에 반대했다. 그는 여배우를 직접 만나보기를 원했다. 나는 면접과정에서 깜짝 놀라 과연 크기는 크구나 하고 탄성을 질렀다. 평생 그렇게 앞가슴이 풍만하고 섹시한 여자를 처음 보았다.”


안소영은 제작자의 눈을 휘둥그렇게 만들어 놓고 당당하게 말등에 올라 관능미 넘치는 성애 연기의 진수를 휘날리며 최고의 인기 배우로 질주했다. 당시 바스트 사이즈가 35인치 또는 36인치로 알려졌다. 허리와 히프 등 신체 사이즈가 지금 말하는 S라인의 균형미를 가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냥 본인 스스로 밝히는 사이즈가 그대로 사실처럼 통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같다.



어쨌거나 안소영은 그후 에로영화의 톱스타였고 정인엽 감독은 에로영화의 대표적인 인기 감독이 됐다. 정감독은 그로부터 <애마부인> 시리즈에 <파리애마><유혹시대> 등 성애를 다룬 애정영화를 줄줄이 연출해 흥행영화의 안정권에 올렸다. 오수비를 찾아내고 유혜리를 발굴해 모두 인기 스타로 띄웠다. 섹스 심벌을 찾아내는 그의 능력은 남다른 혜안이 있었다. 당시 그가 제시한 조건은 다음과 같았다.


1.팔등신으로 키 165cm∼170cm (지금은 작은 키에 속하지만)

2.얼굴은 단순한 미인형보다 눈매가 섹시하고 분위기가 매혹적이고 개성미가 있어야하며

3.바스트가 110cm 이상이 되어야 한다.


<애마부인>후 그가 매스컴에 홍보를 하고 의상실 미용실 패션모델계를 뒤지며 새로운 애마부인을 찾는 작업에는 일종의 섹스심벌을 신봉하는 신비주의적인 신념이나 관념 같은 것을 느끼게 했다. 그의 영화 작업은 ‘유혹이 없는 거리는 죽음의 거리다’라는 폴 사강의 주장이 작품의 카피로도 등장했다. 관객의 눈에는 흥미중심의 에로영화로 보였으나 작품에 임하는 정감독의 창작 세계는 예술을 추구하고 성스럽기까지 한 섹스 심벌을 새롭게 부각시키려는 매우 숭고한 애정과 집념이 따랐다.



한 시대 에로영화의 대부로 이름을 날렸던 정인엽 감독의 연출 이력을 들여다보면 사실 그는 흥행과 작품의 기획성에서 매우 출중한 감각을 가진 감독이었다. 1970년 그의 데부 작인 <결혼교실>부터 화제를 몰고 다녔다. 그 작품을 준비하던 1969년은 한국영화가 연간 229편이 제작되던 최고의 황금기였다. 윤정희 문희 남정임의 트로이카가 이끌 당시 처음으로 그 세 명의 스타와 톱스타인 신성일을 캐스팅한 <결혼교실>은 준비과정에서 개봉후까지 기자들과 무수한 극성팬을 몰고 다니며 충무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한 때 그는 <꽃순이를 아시나요>로 1980년 흥행 정상의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이듬해 내놓은 <애마부인>은 그의 40번째 작품이고 그의 연출인생에서 대표적인 화제작으로 정인엽이라는 이름과 지금까지 합성된 명칭으로 통하고 있다.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김두호

㈜인터뷰365 창간발행인, 서울신문사 스포츠서울편집부국장, 굿데이신문 편집국장 및 전무이사,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상물등급위원회 심의위원, 국회보 편집자문위원, 제5대 서울신문사우회 회장 역임. 현재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서울영상위 이사,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

김두호
김두호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