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방과 씨름하는 힘겨운 촌로들, 대책이 없을까
난방과 씨름하는 힘겨운 촌로들, 대책이 없을까
  • 김철
  • 승인 2012.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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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길을 가다 멀리서 눈 내린 산야에 홀로 떨어진 ‘독가촌(獨家村)’만 보아도 한 점 그림처럼 다가올 때가 있다. 그런 외딴집에는 과연 어느 가족이 오순도순 살아갈까 하는 궁금증이 더해지면 문득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마저 일어나기까지 한다. 그러나 겉보기에는 전원풍경이 매력적으로 비쳐질 수 있을지 몰라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사정이 그리 간단치 않다. 우선 모든 면에서 불편하고 힘이 든다는 점에서 그렇다.


사계절 가운데 농촌에서 힘들지 않는 계절이 어디 있으랴만 농번기는 고사하고 농한기인 추운 겨울도 힘들게 보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비록 육체적 노동은 한시름 놓는다 해도 가구마다 대부분 난방문제 해결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 때문에 개별난방과 지역난방이 용이한 도시와 달리 엄동설한에도 따뜻하게 보낸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의 난방은 거의가 연탄이나 장작, 기름(등유), 전력 등에 의존하는 단독 또는 겸용 보일러 방식을 이용하는데 어느 경우에도 난방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 같다. 연탄보일러는 연료비가 부담스럽지 않다고 하나 하루 두세 번씩 밤낮 갈아 넣는 일이 촌로들에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거기다 열효율이 시원찮아 연탄을 지펴도 실내온도는 밤낮 뜨뜻미지근할 뿐이다. 장작보일러는 화목을 조달하는 것이 쉽지 않고 기름보일러는 고유가로 인한 연료비 부담 때문에 가동을 하고 싶어도 겁이 난다. 어쩌다 목욕을 하거나 뜨거운 물이 필요할 때만 잠시 가동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심야 전기보일러는 설치비가 만만치 않고 전기합판을 설치하려 해도 누진세가 붙는 전기료가 걱정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고령의 농촌 주민들은 온종일 난방보일러를 가동하는 마을회관이나 노인정에서 시간을 보낸다. 국가에서 복지시설의 난방비 등을 무상으로 지원하므로 그 시간만큼은 난방비에 대한 걱정을 잠시 덜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나마 ‘독가촌’처럼 복지시설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곳도 많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통한다. 그러나 연간 GDP 1조 443억 달러에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해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들인다 해도 서민들에게는 딴 나라 이야기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당장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나는 것이 문제다.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복지정책의 획기적 개선책은 없을까. 우리들의 늙은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아가는 고즈넉한 농촌 마을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김철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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