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얼굴을 가진 용, 흑룡띠 해의 기대
두 얼굴을 가진 용, 흑룡띠 해의 기대
  • 김철
  • 승인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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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365 김철】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임진년 용띠 해, 그것도 상서로운 흑룡띠 해여서 새해에 거는 기대가 크다. 세상은 언제나 시끄럽고 어수선하다. 저마다 처한 상황은 힘들고 미래는 불안하다. 그럴수록 새해가 되면 뭔가 달라도 달라지겠지 하는 한 가닥 희망을 갖게 된다. 그것마저 없다면 살아갈 의욕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새해에 거는 희망적인 기대는 어쩌면 연례적으로 반복되는 통과의례일 수 있다. 비록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잘 될 수 있다는 발전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용기를 심어주는 긍정적 힘이 될 수 있으므로 손해될 것이 없다. 새해에 기대를 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왕적 권위와 비상, 용기, 희망 등을 상징하는 용의 본래 모습을 보면 얼굴은 낙타, 눈은 토끼, 비늘은 잉어, 발톱은 매 등 자연에 존재하는 캐릭터가 강한 여러 동물의 특정 모습을 합성한 것으로 묘사되는 것이 특징이다. 용의 종류는 음양오행과 연관되어 색상에 따라 크게 흑룡 외에 황룡, 청룡, 적룡, 백룡 등으로 나뉜다.


용은 12지(十二支)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실존하지 않는 상상의 동물이지만 우리나라 지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의 이름에도 용자는 흔하게 쓰인다. 용을 호법신으로 간주하는 불교에서는 어느 사찰에서든 용의 조각과 그림 같은 미술품을 볼 수 있다. 그밖에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동양의 용은 일상에서조차 신비한 영물로 받아들이는 반면 서양에서는 악마로 여기는 것이 대조적이다. 중세 이후 서양화에 나타나는 용은 선량한 기독교도들을 괴롭히는 악룡으로 묘사되면서 타도해야 할 대상이었다. 유럽 각국에서 수호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는 성 게오르그가 말을 타고 용을 무찌르는 모습의 성화들이 그런 것이다. 이 같은 전통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그루지야 같은 나라는 이를 국가문장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용을 신성시하는 사찰과 달리 우리나라 교회 건축물에서 용을 볼 수 없는 것도 까닭이 있는 셈이다. 말하자면 용은 종교적으로 두 얼굴의 이중적 성격을 지닌 동물이다.


예부터 용은 최고 권좌의 상징이기도 했다. 올해는 총선과 함께 대선이 있는 해이다. 벌써부터 대권을 노리는 잠룡으로 자천타천 이렇고 저렇고 한 이들이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여론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고 상황에 따라 어디까지나 가변적이다. 누가 비룡이 될지 경망하게 점칠 수 없으나 사는 것이 힘들고 미래가 불안할수록 정치가 무슨 요술 방망이나 되는 것처럼 국민들이 위정자들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사진은 위로부터 무진본 스님(충주 선각사)으로부터 받은 흑룡의 해 기념 서화, 용이 구름 속을 날아가는 문양의 조선후기 백자항아리, 성 게오르그가 용을 찌르는 모습의 중세 유럽의 성화.





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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