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풍 스타일’ Queen의 뮤직 스토리①
‘중세풍 스타일’ Queen의 뮤직 스토리①
  • 이근형
  • 승인 2008.0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컬에 능한 그들만의 환상적 하모니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퀸이라는 밴드를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은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우선 장소는 (윔블리 스타디움 공연처럼) 거대한 공연장이어야 한다. 무대 위에는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중심으로 한 멤버들이 서있고, 모두 마이크에 입을 갖다 대고 합창하듯 화려한 하모니를 관중들에게 선사한다.’ 그들의 음악 대부분은 프레디 머큐리의 풍부한 성량에서 비롯된 보컬로 이루어진다고 여기기 십상이지만, 퀸의 음악에 배킹 보컬이 빠진다면 그것은 프레디 머큐리의 원맨쇼에 불과할 것이다. 브라이언 메이(기타), 존 디콘(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가 합심이 되어 만들어내는 배킹 보컬이 가세하여 퀸의 웅장한 면모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그들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어필했던 4집 ‘A Night At The Opera’부터 제대로 골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여기서 우리가 조명해야 할 부분은 바로 퀸의 배킹 보컬 하모니가 중세풍 스타일 음악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세풍 음악이라는 것이 현재 레코딩으로 남아있는 기록이 없으므로 적지 않은 반문이 있을 것이나, 많은 인원의 목소리와 악기가 동원되어 노래를 만들어내는 스타일을 이 글에서는 '중세풍 스타일'이라고 표현해 본다.



중세 원탁의 기사시대를 그리워하며


먼저 퀸의 디스코그래피를 살펴보면 퀸의 시발점이 되었던 1973년의 데뷔 앨범 ‘Queen’에서부터 진한 중세풍의 냄새가 풍겨올 것이다.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그들이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악을 만들었던 시기는 70년대 후반부터다. 이전만 하더라도 퀸은 중세풍 스타일의 패션이나 음악을 고수하면서 노래를 만들곤 했다. 퀸(Queen)이라는 그룹 이름도 엄연히 중세풍 스타일에 기반하여 '여왕'의 이미지를 살린 것이고(나중에는 프레디 머큐리가 동성연애자로 판명나면서 그의 성적 취향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그들은 약 4집 발표 이전까지 중세 유럽풍의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글램 록을 구사했다.



유럽 중세 시대의 흑마법이나 원탁의 기사시대를 그리워하며 록음악을 창출했던 딥 퍼플과 레인보우의 리치 블랙모어(기타)를 떠올려보면 ‘중세풍의 스타일’이라는 게 뜬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여기에 실존하는 흑마법사의 집에 찾아가 합숙하면서 중세풍 음악 스타일을 연구한 바 있는 레드 제플린의 지미 페이지(기타), 로버트 플랜트(보컬)의 사례를 더하면 그 음악의 기원이나 구조가 어떻게 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고풍스러운 멜로디를 기반으로 록음악 세션 외의 고대 현악기나 클래식 음악 악기 등을 차려놓으면 중세풍 스타일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었다. 이러한 트렌드는 대략 1970년대 중반부터 세계적 록그룹들이 너도나도 한번쯤 시도해봤었는데, 퀸은 여기에 분명한 차별성을 둔다. 프레디 머큐리 외의 모든 멤버들이 보컬에 능하므로 배킹 보컬 군단을 형성, 중세풍 오페라나 합창단 스타일로 승부를 걸었던 것이다.





데뷔앨범의 실패, 그리고 내놓은 2집


퀸은 1973년 1집 ‘Queen’을 내놓으면서 가요계에 데뷔한다. 이 앨범의 재킷에서는 앞서 언급한 중세풍 스타일을 충실히 표현하였고, 그들 특유의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 성공이라는 단어가 곧 앨범의 히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퀸이라는 밴드의 정체성이나 전반적 이미지를 잘 결정지었다는 것이지, 초창기부터 음악적으로 대대적인 히트를 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이 번쩍이는 의상과 요란법석 음악, 1960년대 말 스타일의 투박한 로큰롤 등을 내놓자 평론가들은 차례대로 조목조목 비판하고 나섰다. 70년대 중반부터 사라진 글램 록(Glam rock)을 철저히 답습했다고 비판했고, 남자들이 진한 화장에 가슴 파인 광대 옷을 입고, 만화에서나 나올 법한 (여왕 보좌관같은)화려한 복장을 하자 “동성연애자들이 모인 것 같다”며 조롱했다. 결과론적으로 1집은 망했다. 물론 이후 퀸이 성공하고 나서 그제야 히트했지만 말이다.



퀸은 여기서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심기일전하는 마음으로 1974년 2집 ‘Queen II’를 발표했는데, 1집에서의 실수를(글램 록을 표방한 점, 성의 없이 만든 트랙들, 섣불리 나선 점) 최대한 보완하면서 여왕적 이미지, 중세풍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웠다. 퀸 멤버 4명이 원형으로 모여 있는 이 앨범의 재킷은 퀸이라는 그룹만큼이나 유명한데, 진지하면서도 어딘지 심오한 어둠 속의 신비로운 느낌, 그리고 이에 부합하는 프로그레시브 록 스타일의 앨범 구성이 매력적이었다.





퀸은 2집 앨범에서 프로그레시브 록의 웅장한 특징에 중세풍 스타일을 삽입하여 자기네들이 구현하고자 하는 음악을 잘 살려냈고, 비록 대중들에게는 인기 없는 작품이 되었지만 영국과 미국에서 당당히 골드를 차지한 역작으로 기록되기에 이른다. (계속)






기사 뒷 이야기가 궁금하세요? 인터뷰365 편집실 블로그

이근형
이근형
press@interview365.com
다른기사 보기


  • 서울특별시 구로구 신도림로19길 124 801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37
  • 등록일 : 2009-01-08
  • 창간일 : 2007-02-20
  • 명칭 : (주)인터뷰365
  • 제호 :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명예발행인 : 안성기
  • 발행인·편집인 : 김두호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문희
  • 대표전화 : 02-6082-2221
  • 팩스 : 02-2637-2221
  • 인터뷰365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인터뷰365 - 대한민국 인터넷대상 최우수상 .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interview365.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