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을 대체한 세계적 ‘랩 록’그룹 비화①
록을 대체한 세계적 ‘랩 록’그룹 비화①
  • 이근형
  • 승인 2008.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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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에 외면당한 장르, 랩 록 / 이근형



[인터뷰365 이근형] 힙합그룹 '런DMC'와 록그룹 '에어로스미스'가 서로 협조하여 만든 곡 ‘Walk This Way’는 랩 록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게 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75년 발표한 에어로스미스의 싱글 커트곡 ‘Walk This Way’는 1986년 런DMC의 피처링으로 힙합의 랩핑과 록음악의 강렬한 기타가 환상적인 접합을 이루게 된 것이다. 때마침 하드코어 랩그룹 비스티 보이즈는 데뷔 앨범 ‘Licensed To Ill’을 같은 해 내놓았다. 평단의 말대로 랩 록이라는 장르는 80년대에 본격적으로 창시되었고, 여러 실험적 요소들로 하여금 스스로 몸집을 불렸다.



10년 특수 누린 젊은이들의 우상 랩 록

1990년대는 말 그대로 랩 록이 록음악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한 때라고 할 수 있겠다. 그들은 랩 록에서 반드시 갖춰야 할 힙합의 바운스와 랩핑, 그리고 그들만의 자유분방하고 혁명적 마인드를 얻어오기 위해 흑인 음악의 대표적 장르인 힙합과 많은 교류를 해왔다. 랩 록을 하기 위해, 백인 아티스트들은 일부러 미국 서부 지역에 찾아가서 펑키 재즈 및 힙합에서 비롯되는 그루브를 열심히 연마했으며, 그에 반해 미국 서부 토박이 음악가들은 음악 지식을 배우기 위해 이주한 그들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몸으로 지니고 있는 지역적 특색, 즉 천성에서 비롯된 흑인 음악의 멜로디가 그것이었다.



랩 록은 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에서 그 형태가 갖춰지기 시작했다. 랩 록이 주류로 올라가기 위해, 수많은 초보 아티스트들이 밴드를 결성하고 그 안에서 무모한 실험을 거듭하였다. 힙합 그룹과 세션을 갖기도, 그리고 다소 무리하게 일렉트로니카 음악과의 교배를 시도하기도 한 것이다. 게다가 힙합의 디스크자키들이 사용하는 턴테이블까지 동원해서 최대한 그루브를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언젠간 주류로 올라갈 것이라는 믿음 하나로 말이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이들이 쏟은 땀방울은 결국 큰 성과를 낳았다.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이하 RATM), 인큐버스, 콘, 레드 핫 칠리 페퍼스(사실 이 그룹은 랩 록 장르에서는 거의 고조할아버지 격이다)가 캘리포니아의 따뜻한 햇살에 자라난 레몬처럼 영글었다. 서부 지역에서 강력한 패밀리를 구축한 랩 록 장르는 이외에도 타 지역에서 발생한 후발 주자 림프 비즈킷(플로리다 출신)까지 끌어안으며 거대한 몸집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거침없이 랩핑을 구사하면서 옆에서는 헤비메탈 그룹에서나 들을 수 있는 일렉트릭 기타의 강렬한 디스토션을 마구 발산하는 기괴한 형태를 보여 주었다. 그것은 진부해진 록음악에 지쳐있던 록의 자손들에게 한 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이미 90년대부터 형성된 록음악의 대안, 얼터너티브 록이 지루해진 록 팬들을 달래주었던 것에서 볼 수 있듯 세계 음악 시장의 강성한 록음악도 변화를 필요로 했고 그 중 하나가 바로 랩 록이었다.



모던 록으로 탈바꿈한 세계적 랩 록 밴드들

하지만 랩 록은 ‘록’이라는 거대한 틀에서 보았을 때 분명 새로운 시도를 했던, 한때 주류에 발을 내딛었던 것이 분명하지만 갈수록 이들의 수명은 짧아졌다. 서로 태생이 다른 음악 장르가 교배된 것이 한계점에 다다른 것이다. 분명 이들은 힙합적 요소를 놓치지 않고 거기에 록음악의 폭발적 굉음과 카타르시스를 삽입하는 데도 팬들과 평단 사이에서는 가면 갈수록 ‘진부하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기존의 록음악이 상당한 역사를 자랑하며 90년대에 들어서야 진부해졌다는 평을 들었던 데 반해 랩 록은 10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당한 것이다.



이미 그것을 알아차린 랩 록의 세계적 주류 밴드 인큐버스, 데프톤즈, 림프 비즈킷 등은 곧바로 이모코어, 얼터너티브 메탈, 모던 록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2000년대에 와서는 랩 록이라는 장르가 완전히 소진된다 싶었다. 이제 더이상 팬들은 림프 비즈킷이 빚어내는 갱스터 랩과 록의 접합에 열광하지 않았고, 콘이 내뱉는 이유 없는 반항에 열광하지 않게 되었다. 인큐버스는 절묘하게 얼터너티브로 탈바꿈하고 새로운 팬들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RATM이 2000년 해체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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